물가통제 나선 한은… 상반기 중 추가 인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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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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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 카드를 빼들었다. 금통위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공급측면에서 비롯된 물가상승이므로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4.0%를 넘어간 물가와 요동치는 원자재 가격,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지금 잡지 못하면 국내 경제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과잉 유동성과 수입물가 상승세가 여전해 당분간 물가상승 압력은 거셀 전망이므로 올 상반기 중 금통위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점쳐진다.

◆ 과도한 물가상승… 긴축행보 강화

금통위는 10일 기준금리를 종전에 비해 0.25%포인트 올린 3.00%로 결정했다. 올 들어 고삐가 풀린 듯 오름세를 타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6%, 10월 4.1%, 11월 3.3%, 12월 3.5%, 올 1월 4.1%, 2월 4.5% 등으로 6개월 연속 한은의 중기 물가 목표치 중심치인 3%를 초과했으며, 상단인 4%도 넘나들고 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가 올라 지난 2008년 11월(7.8%)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생산자물가는 통상적으로 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2·4분기 물가도 고공행진을 벌일 전망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2분기 중에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더해질 전망인 데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물가상승 압력은 원유·광물·농림수산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비롯됐으나, 견조한 경제성장세와 맞물려 수요압력이 커질 경우 물가상승률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여기에 2개월 연속 3.7%를 기록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물가불안 우려를 확대하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급측면 요인은 단기간 내에 대처할 수 없으므로 수요를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와 같자 금통위는 물가안정을 목표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점'이라는 표현이 추가된 것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물가를 최고 가치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물가안정에 대한 중앙은행의 의지를 피력해 시장 심리를 위축시키겠다는 것이다.

만약 시장금리나 수급이 쫓아오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 대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그러나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통화정책으로는 공급을 통제할 수 없다는 논리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금리인상은 물가를 낮출 목적이겠지만 물가상승에는 공급요인이 작용하고 있어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당국의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을 차단하는 데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추가 인상은 2분기… 인상 속도는 느려질 것

한은이 본격적인 인플레 관리에 나선 만큼 이르면 오는 5~6월께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입물가·생산자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물가 불안이 이어질 전망인 데다, 여타 신흥시장국의 긴축기조로 한은이 이에 정책적으로 공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3%는 아직 정상화로 가고 있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오는 4월 발표되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결과를 두고 추가 인상 시기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지난 2월처럼 4월 금통위에서도 연속 금리인상은 없을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5월 금리인상이 모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상 속도는 올 1분기에 비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이후부터는 물가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한은이 시장의 충격을 줄이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금은 0.25%포인트를 계속 꾸준하게 관리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의 기대심리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단기간의 급격한 통화정책 변화는 시장에 충격을 주는 만큼 금리 정상화 과정을 시장이 예상 가능한 시기에 시행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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