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최악의 강진이 세계 경제 '으뜸패'?

  • 피해복구, 日 경기부양 효과…유가 안정세 속 증시영향도 제한적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일본을 강타한 최악의 대지진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으뜸패'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12일 전날 일본 동북부 해저에서 발생한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은 참담한 비극이자 재앙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일본 경제는 물론 글로벌 증시와 국제유가의 향방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문학적 피해 규모…日 경기부양력↑
전문가들은 피해 규모가 큰 만큼 일본으로 흘러들어가게 될 막대한 피해 복구 자금이 정체돼 있는 일본 경제의 회복세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니콜라스 콜라스 컨버젝스 최고투자전략가는 특히 이날 오후 현재 2000명에 육박하고 있는 사상자수에 주목하고, 피해 복구 과정에서 막대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진에 따른 피해가 큰 건설·에너지 부문의 인력 수요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1일 엔·달러 환율 추이(엔/출처:CNBC)
◇피해복구 자금 일본行…엔화 초강세
강진의 충격으로 전날 곤두박질쳤던 엔화는 간밤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초강세로 돌변했다. 강진이 발생한 뒤 2주래 최고치인 83.30엔에 육박했던 엔·달러 환율은 81.85엔까지 밀려난 상태다.

전문가들은 피해 복구에 쓰일 엔화가 대거 일본으로 흘러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엔화 가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하고, 엔화 강세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트먼은 "일본 정부와 민간기업들이 강진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해외에서 자금을 대거 거둬들일 것"이라며 "1995년 고베 대지진 뒤에도 한동안 엔화가 강세를 띠었다"고 말했다.

최근 1주일간 국제유가 추이(배럴당 달러/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출처:CNBC)
◇국제유가 급등세 당분간 '멈칫'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의 정정불안 사태로 급격히 오르던 국제유가도 당분간 고공행진을 멈출 분위기다.

실제로 간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날보다 1.54달러(1.5%) 내린 배럴당 101.1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예정됐던 '분노의 날' 시위가 예상외로 잠잠했던 데다 강진 사태로 일본의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유가 안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똑부러지게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원유에 대한 사상 최고가 베팅이 이뤄지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원유 수요가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주일간 다우지수 추이(출처:CNBC)
◇'맷집' 키운 글로벌 증시 영향 제한적
전날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지만 뉴욕증시는 상승마감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시아와 유럽에 이어 뉴욕증시가 가장 늦게 개장하면서 강진에 따른 충격이 상당 부분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최근의 중동지역 정정불안 사태 등 잇딴 악재 속에 시장의 맷집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이들은 일본 강진이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보험업종을 제외하고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임스 폴슨 웰스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번 강진이 최근 불거진 증시 하락 재료들보다 증시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드 호르위츠 아담메시트레이딩그룹 최고투자전략가도 "이번 사태가 시장에 공포와 불확실성을 만들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진은 단지 자연재해일 뿐이고 일본은 곧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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