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배당시즌 돌입… 실적 따라 희비 엇갈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3-13 13: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신한·우리 '활짝' KB·하나 '울상'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은행권이 본격적인 배당 시즌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결산실적에 따라 은행별 배당 규모가 크게 차이나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조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신한금융지주는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5862억원이며 시가배당률은 1.5%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400원)보다 2배 가량 많은 금액으로 배당금 총액도 지난해(4279억원)보다 1583억원 늘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배당금을 한푼도 받지 못했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2년 만에 제대로 된 배당 잔치를 벌이게 된 셈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주당 배당금을 25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015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주당 100원씩 총 806억원을 배당했다. 주당 배당금과 총액 모두 2.5배 급증한 수치다.

우리금융 지분 56.97%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는 배당금으로만 1148억원을 챙기게 됐다.

예보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2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배당금 규모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주당 410원씩 총 2640억원을 배당한다. 시가배당률은 2.2% 수준이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240원)보다 170원 늘었고, 배당금 총액도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다만 기업은행은 지분 65.1%를 기획재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국책은행으로 거래소 시장에 상장돼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이 누릴 수 있는 배당 혜택은 크지 않은 편이다.

반면 지난해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증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겪은 KB금융지주는 배당 규모가 대폭 줄었다.

KB금융은 올해 주당 12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배당금 총액은 411억원, 시가배당률은 0.2%다.

KB금융은 지난해 주당 230원씩 789억원을 배당했다. 배당 규모가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이다.

하나금융지주 투자자들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 하나금융은 지난해와 같은 주당 4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배당금 총액도 837억원으로 동일하다.

하나금융이 전년 대비 230% 급증한 1조1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업계는 외환은행 인수를 앞두고 자금 마련을 위해 배당 규모를 줄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주당 580원씩 총 3740억원을 배당키로 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1908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기게 됐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 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이번 배당에서 주당 최대 850원을 배당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주당 배당금이 850원을 밑돌 경우 차액을 보전키로 해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물어야 할 금액은 889억원 수준이다.

한 금융권 인사는 "결국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 가격이 늘어나게 된 셈"이라며 "고배당 논란은 면하겠지만 론스타에 지나치게 유리한 계약이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