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측 실무진은 초기에는 자국의 핵심 자산인 유전을 개발 경험이 전혀 없는 우리나라에 제공하는 것에 매우 부정적이었다는 게 협상에 참여해 온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과적으로 2009년 말 UAE와의 원전수출계약 체결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과 칼리파 대통령 등 양국 최고 지도자들간의 믿음과 비전이 난항을 뚫고 최종 타결에 이를 수 있었던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 수주 이후“UAE 원전도 결국은 아부다비 미래 전략의 일환이다. 양 국간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아부다비 정부의 미래 전략을 종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미래기획위원회에 유전개발권 협상을 위한 선조치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도 전화 통화와 잇따른 정상회담을 통해 아부다비 최고위급과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는 한편 수 차례의 특사와 협상팀을 현지에 급파해 전략적 세일즈 외교 노력을 총 동원했다고 정부는 전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아부다비내 부정적 인식이 조금씩 변화됐다는 점을 인지한 정부는 8월부터 구체적인 유전 참여 기회를 보장받기에 이르렀다.
이 후 지식경제부는 실무 유전 개발기업인 한국석유공사의 기술적 분석·협상 등을 위한 정부 합동 전문 협상팀을 꾸리고 체계적인 역할을 부여해 10억 배럴 상당의 사상 최대 생산유전 MOU 프로젝트를 따내기에 이른다. 협상 착수 1년, 본격적인 협상 착수 시점부터 3개월만에 문안 협상을 마무리짓게 된 셈이다.
특히 미개발 3개 광구 주요 조건 계약서(HOT)는 양국 석유공사간의 협력 시작을 위한 MOU를 체결한 지 불과 7개월만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협상단을 들뜨게 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통상 수 년이 걸려도 구체적인 성과를 얻기 어려운 자원 개발 협상에서 이같은 신속한 결과를 도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10년 앞을 내다보는 양국간 전략적 협력 관계 없이는 불가능했던 일”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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