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관한 주요 내용을 '질의응답' 방식으로 풀어봤다.
-‘10억배럴 이상’ 양해각서(MOU)의 향후 구체화 일정과 실현 가능성은.
△현재 아부다비 정부는 3년 후인 2014년 만기가 도래하는 주요 유전들에 대해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유전 재계약 협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뤄진 이번 MOU는 (유전개발에) 한국을 참여시킨다는 구체적 의미를 담고 있다. 참여규모도 ‘최소 10억 배럴 이상 유전’으로 명기했다. 통상적인 국제관례에 비춰볼 때 아부다비 정부의 재계약 협상은 내년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 측 참여 내용도 내년 중으로 구체화될 거다. 정부는 후속협상을 신속히 벌여나갈 계획이다.
대형 상업유전들을 이미 가동 중인 아부다비 정부는 유전개발과 관련해 이런 MOU를 다른 나라와 맺은 사례 자체가 없다. 우리나라에만 특별한 문서를 이례적으로 작성·서명해 준 거다. 때문에 MOU가 신속히 구체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이번 발표자체가 양국 최고 지도자들의 강력한 정치적 지원 아래 실무적 난관을 뚫고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진행됐다. MOU는 프로젝트 착수 1년 만에, 문안 협상 착수 3개월 만에 체결됐다. 또 3개 광구 주요 조건 계약서(HOT)는 양국민에게 가시적 성과를 신속히 제시하기 위해 작년 8월에 첫 협의 및 MOU 서명을 한 이후 7개월 만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형태로 나왔다. 수년간 논의를 거쳐도 구체적 결과가 나오지 않는 자원 개발 분야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같은 맥락에 따라 이번 MOU는 양국 대통령과 모하메드 아부다비 왕세자가 임석한 가운데, 양국국가 석유개발 기관인 한국석유공사와 아부다비 석유공사(ADNOC)가 직접 서명했다. 국제사회에서 신망과 신뢰가 큰 두 나라 최고 지도자 앞에서 공식 체결한 것이다.
UAE 아부다비는 전체 매장량만 약 1000억(980억)배럴이며, 50억배럴 이상 초대형 유전과 10억배럴 이상 대형유전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측을 참여시킬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원자력발전소 계약 체결 이후 50, 100년간 전략적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는 양국 간 신뢰와 협력 관계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후퇴한 적이 없다. 이번 MOU 역시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협력해 신속히 구체화시켜나갈 계획이다. 100년간의 전략적 협력 분위기 속에서 후속 논의가 신속히 진행될 거다.
-MOU만으론 구체성이 부족한 게 아닌지.
△이번 서명을 MOU 형식으로 체결한 건 아부다비 내 주요 유전들이 아직 기존 조광권 계약에 묶여 있어 우리의 참여지역과 방식을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 형식으로 체결키 어려웠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아부다비 정부 입장에서 ‘2중 계약 문제’가 발생한다. 아부다비 대형 유전들의 조광권 만료가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도래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MOU 형식으로 작성한 것이다. 그러나 칼리파 대통령, 모하메드 왕세자 등 아부다비 최고 지도자들 앞에서 공식 서명됐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나라에 특별한 자격을 부여함을 인정해주는 문서다.
이번 MOU는 공동발표를 미리 염두에 두고 우리와 아부다비 정부가 지난해부터 함께 작업했다. 원전 계약 이후 성숙해가는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공개적 증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영국·프랑스와 일본에 이어 우리가 아부다비의 핵심 경제 협력 파트너임을 공인해주는 문서다. 더불어 이번 MOU는 구체성을 더하기 위해 ‘최소 10억 배럴 이상’이란 숫자까지 포함하고 있다.
-‘10억배럴 이상’ MOU와 관련한 우리 측의 참여방식은.
△10억배럴 이상의 유전 또는 여러 유전을 포함한 대형 국제 컨소시엄 참여 등 다양한 방식이 폭 넓게 검토 될 거다. 정부는 10억배럴 원유 매장량을 확보해 나감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참여를 추진, 우리 업계의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UAE 아부다비 유전 진출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아부다비 측이 전격적으로 우리나라를 포함시킨 이유는.
△원전 계약 체결 이후 성숙된 ‘100년간의 경제 협력 파트너’로서 양국 정부와 최고 지도자간의 신뢰가 기본 바탕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00년간의 동반자’ 관계를 신속히 발전시키기 위해 아부다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미래전략 기획부터 적극 지원할 것을 지시했다. 2009년말 우리나라가 수주한 UAE 원전도 아부다비 미래전략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투입됐고, 미래위는 정보기술(IT)·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 가능성을 공동으로 분석했다. ‘말뿐이 아닌 실천을 통한 노력’으로 우리 정부는 아부다비 정부와 신뢰를 쌓을 수 있었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신속히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런 배경 아래 ‘에너지 안보가 취약한 한국의 입장’을 고려, 한국의 UAE 유전 진출을 이 대통령과 미래위가 요청했고 아부다비 최고 통치권 차원에서 우리 정부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석유 비즈니스적으로만 생각하면 한국을 참여시킬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단순한 유전 개발 사업자가 아니고 100년 앞을 내다보는 UAE 아부다비 경제 협력 파트너이다. 크게 생각해 달라”는 메시지를 아부다비 측에 전달했다.
실무 차원의 협상은 어려움이 적지 않았으나 이 대통령, 칼리파 대통령, 모하메드 왕세자 등 양국 최고 지도자간의 신뢰와 믿음, 비전이 작용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당초 아부다비 측은 자국 핵심 자산인 유전을 아부다비 유전 개발 경험이 전혀 없는 우리나라에 제공하는데 큰 부담을 느꼈고 초기엔 매우 부정적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 등은 우리나라의 경험부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100년간의 형제 관계를 내다보는 양국 최고 지도자 간의 믿음과 비전이 작용해 실무진의 난항을 뚫고 협상이 최종 타결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전략적 세일즈 외교 노력을 총동원, 과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전화 통화, 회담 등 아부다비 최고위급과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해왔고, 수 차례의 특사 파견과 수 십 차례의 협상팀 파견을 통해 실무 협상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에 작년 여름부터 아부다비의 변화를 서서히 이끌어 냈고, 가을부턴 이번 발표를 양국 정부가 아예 공동으로 함께 준비해 단기간에 신속한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
-이번 아부다비 유전 참여와 관련한 탐사 리스크는 없나.
△10억배럴 이상 아부다비 대형 유전은 대부분 이미 생산 중인 유전이어서 탐사 리스크는 ‘제로(0)’다. 3개 광구의 경우도 이미 우리나라 석유공사 기술진이 직접 평가해 5억7000만배럴의 발견 원시 부존 자원량을 확인한 상태다. 이제 남은 건 개발계획과 상업조건 협상을 통해 ‘얼마나 채굴하냐’는 문제다. 이번 아부다비 유전 확보는 과거의 모호했던 발표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진행됐다.
-에너지 자급률의 구체적 의미는 뭔가.
△에너지 자급률은 ‘국가 석유·가스 자주개발율’로 산출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투자해 확보한 생산량을 나라 전체 연간 석유가스 도입량으로 나눠 계산한 비율이다. 자주 개발율 20% 수준은 에너지 위기시 전략적 완충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지난 2007년까지 국제적으로 비교해볼 때 일본 등 주요국은 20% 이상을 웃돌았지만 우린 매우 낮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같은 취약점을 감안, 취임 초부터 임기 중 자주개발율 20% 확보 목표를 지속적으로 제시해왔다. 적극적인 자원외교와 전략적 인수·합병 정책을 통해 현 정부 출범 당시 4% 수준에 머물었던 자주 개발율이 지난해 말 이미 10%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번 아부다비 진출로 15%까지 끌어올리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전략적 완충 수준인자주 개발율 20% 확보 목표에 근접해 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20% 확보 목표 달성을 위해 UAE 아부다비, 이라크 등 전략 지역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3개 광구에 대한 지분 100% 참여 가능성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성과인가.
△3개 광구에 대한 주요 조건 계약서(HOT)를 보면 우리나란 3개 광구에 대해 최대 100%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아직 최종 협상이 남아 있어 결론이 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상당한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거다. 이에 따라 우린 우리가 직접 유전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됐다. 그간 우린 유전사업에서 대부분 재무적 투자자 역할에 치중해 유전을 직접 개발하고 운영한 경험은 미숙한 상태다. 우리가 참여한 최대 유전인 베트남 유전도 코노코 필립스 등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3개 광구를 통해 우리가 직접 유전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기회를 확보함으로써 우리 석유업계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메이저 석유회사만 진출해 있는 아부다비 지역에서 얻은 실질적 개발·운영 경험은 향후 다른 지역의 광권 획득에도 큰 도움으로 되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을 거다.
-주요 조건 계약서(HOT)란 말이 생소한데.
△주요 조건 계약서는 3개 광구를 이번 대통령 방문에 맞추어 우리 측에 신속 배정키 위해 양측이 협의해 적용한 방식이다. 본계약 체결에 앞서 당사자 간에 주요 조건을 사전 합의하는 구속력 있는 계약서다. 일종의 신속 착수 계약서로서, 핵심 주요 조건만 뽑아서 신속히 계약을 체결하고 그 위에서 시간이 걸리는 세부 후속 계약을 마무리하는 절차다. HOT 계약 체결을 통해 본 계약에 담길 주요 조건이 상당 부분 합의했으므로 후속 본계약 체결은 보다 신속하고 용이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HOT는 협상이 진행 중인 상업적 계약이어로 내용 공개는 곤란하다.
-금번 아부다비 유전 관련 후속 추진 절차는 어떻게 되나.
△최소 10억배럴 이상 유전 참여는 아부다비 측 조광권 재계약 협상 추이에 맞춰 우리 측 참여 내용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3개 광구 참여는 HOT 서명 뒤 본계약 체결과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실무 협상이 곧 열릴 전망이다. 양국 석유공사간에 부분적인 추가 탐사와 구체적 상업조건 등에 대한 실무 협상도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고, 연내 본계약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작업이 순조로우면 일부 광구에선 2013년부터 조기생산 가능하고, 2016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생산시설 건설, 시추 및 생산에 통상 3~5년이 걸린다.
-아부다비 유전참여 협상의 실무추진 체계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년간의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미래기획위원회가 참여한 가운데 작년 8월 유전 참여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가시화됐고, 이후 지식경제부와 한국석유공사가 합류, 미래위·지경부·석유공사가 합동 전문 협상팀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했고 이번 발표를 위한 협상을 마무리했다. 구체적으로 미래위는 UAE 아부다비 미래전략 기획에 참여하면서 우리나라의 유전 참여 기회 등 협상을 전체적으로 지원했고, 지경부는 자원개발 총괄부처로서 상황을 공유하며 전략적으로 후방 지원에 나섰다. 또 석유공사는 실무 유전 개발기업으로서 기술적 분석과 실무 협상을 담당했다.
-유전 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들 텐데 조달 계획은.
△이번 UAE 아부다비 유전 건은 탐사 리스크가 없는 유전들이어서 수익성이 담보된 상태다. 매장량에 입각한 수익 전망이 신속히 나올 수 있고, 이에 따라 다양한 민간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자금 조달엔 전혀 문제가 없다. 석유공사 자체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또는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소시암 구성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은 방안별 장·단점을 충분히 분석하면서 후속 상업 협상과 함께 동시에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통상 10억배럴 이상 매장량과 일정 수준 생산이 있는 유전은 해당 유전을 기초로 한 PF가 가능하다. 3개 광구는 개발단계를 거쳐 일부지역에서 조기 생산 전까지 약 2억~3억달러 정도 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는 석유공사 단독으로도 조달이 가능한 수준이다. 수익성도 우수해 민간자금 조달 등에 전혀 문제가 없다.
-UAE 아부다비를 ‘석유 1번지’, ‘프리미어 리그’ 등으로 표현하는 근거는.
△중동은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57%를 갖고 있고, 생산 단가도 다른 지역의 3분의1에 불과한 핵심 상업 유전지역으로서 우리나라의 경우 80% 이상의 원유를 이곳에서 수입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대부분 중동 국가가 원유개발에 대해 국가 직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참여·진출이 매우 어렵고, UAE·이라크 정도가 그나마 남은 기회다.
아부다비도 진입 장벽은 현격히 높다. 70년 이상 석유 산업 역사 속에서 아부다비에 진출한 회사는 세계 4대 메이저 회사와 일본회사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70년대 일본이 진출한 이후 이제 우리나라가 아부다비에 처음 진출하는 나라가 됐다.
또 아부다비 유전은 중동 지역 중에서도 정치·경제적 환경, 생활환경·근무여건이 가장 안정적이고, 외국 자본에도 가장 우호적이다. 배럴당 평균 원유생산 단가가 여타 중동지역의 4분의1 수준이며 중동유 중에서는 품질도 가장 우수하다.
때문에 아부다비가 전 세계 석유업계가 가장 진출하고 싶어 하는 ‘석유 1번지’로 불리고 석유 메이저들만 진출해 있는 ‘프리미어 리그’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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