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17.4로 전년동기보다 10.9% 상승했다. 이는 전년 2월 대비 1년간 상승률 기준으로 지난 2002년 이후 9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에 머물러 전셋값 상승률이 2.4배 높았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물가에서 집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며, 전세는 6.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동향조사의 전세가격을 24개월(전세기간) 이동 평균하면 소비자물가에 포함된 전세가격과 비슷해진다. 소비자물가에 포함되는 전세가격은 조사 대상이 전체 전세 가구의 4%에 불과하고, 전세값 상승 시점이 아닌 전세계약 체결시점에서야 물가지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전세가격 상승폭이 향후 1∼2년새 소비자물가에 대부분 반영되면 물가 불안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전세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금리인상은 자제해야 된다는 지적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 대출의 금리가 높아지면 전세금 인상으로 대출을 늘려야 하는 세입자들이 이중고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 소비가 위축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전세난을 잡기 위해서는 보금자리주택의 임대 전환 등 공급 확대를 통해 급한 불을 끈 뒤 위축된 주택 매매 수요 회복 등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전세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물량으로 돌리거나 보금자리 주택을 임대로 돌리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동시다발적인 주택 재개발 사업을 단계적으로 이뤄지도록 해 재개발 지역 주민들의 전세 수요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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