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보다는 작품성…국제감각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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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14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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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투란도' 연출 맡은 서울시뮤지컬단 김효경 단장

서울시뮤지컬단 김효경 단장. (사진=홍정수 기자)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정확히 13년만의 연출이다. 서울시뮤지컬단 김효경 단장(66)의 지난 13년이 궁금했다.

“13년동안 작업을 안한 건 아니다. 서양뮤지컬보다도 국악 쪽에 관심이 많아서 창극, 소리극, 무용극 등 매년 한 두 작품을 해왔다”고 운을 뗀 그는 “뮤지컬 쪽에서는 거의 안했다. 뮤지컬을 멈췄던 가장 큰 이유가 그 당시에는 제작 기간이 겨우 두 달, 석 달이었다. 90년대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들이 그런 여건이었는데 이래선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뮤지컬에 손을 안댔다”고 밝혔다.

그런 그가 아주 오랜만에 ‘뮤지컬 투란도’ 연출에 나섰다. 김 단장은 1973년 연극 '라로 윗츠 햄릿'의 연출가로 데뷔한 이후 다양한 장르에서 할동해왔다. 1994년 국립극장이 주관한 ’올해의 좋은 연출가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투란도’는 김 단장이 오랜 시간 동안 서울예술대학 제자들과 함께 애정을 가지고 심혈을 기울여왔던 작품이라 더욱 기대가 된다.

“2005년 학교를 휴직하고 졸업생 몇 명과 충분히 토론하면서 만든 것이 이 투란도다. 작가, 작곡가와도 수년에 걸쳐서 논의했다”라며 그간의 노력을 밝힌 그는 “이렇게 긴 시간을 갖고 작품을 만들어본 건 처음이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뮤지컬 투란도는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을 만든 푸치니가 만든 오페라 ‘투란도트’를 모티브로 창작한 것이다.

김 단장은 이번 뮤지컬에 대해 특히 신경을 많이 쓴 건 음악이라고 말했다.

“뮤지컬은 첫째도 음악, 둘째도 음악, 셋째도 음악”이라던 그는 이 작품에는 전통적인 작곡법에서 반역을 꾀한 곡들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음역을 파괴한 곡들을 넣어 지금까지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 많이 해보지 않은 작업을 시도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요새의 스타마케팅 추세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물어 보았다.

“요즘 한국 뮤지컬은 잘못 가고 있다. 아이돌 스타를 쓰면 표가 팔리고 안 쓰면 망하는 이런 뮤지컬계의 현실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한 그는 “우리는 작품을 가지고 얘기해야 한다. 배우 때문에 흥행이 되고 안되고 하는 것은 관객 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런 것 좀 언론에서 긁어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꺼낸 뒤 “모 연기자는 회당 2000만원씩 받아가는데 같이 뛰는 앙상블은 한 달에 80만원 받아가는 이런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오히려 기자에게 반문한다.

“앞으로는 문화전쟁이다. 콘텐츠 싸움이다”라며 “작품을 가지고 나갈 때는 작품성을 보지 스타를 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국제적인 감각에 갖춰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투란도를 보게 될 관객들에게“작품을 보러 갈 때 적어도 ‘그게 왜 그렇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관람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러 사람한테 질문해본다. 모나리자가 명화인데 왜 그런지 아냐고. 그러면 대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마찬가지다. 투란도트에 나오는 아리아가 명곡이라는데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남들이 평가하는 것에 의존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 평가해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작품이건 한번 보고서 그 작품의 진가를 알아보긴 어렵다던 그는 “저렴한 티켓 값으로 반복해서 보면서 왜 평생 외길을 걸어온 저 연출가가 저 작품에 저 정도의 애정을 쏟았을까 한번쯤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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