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는 도요타, 혼다, 닛산의 ‘일본차 빅3’의 생산차질로 북미 등 해외에서 한국차의 경쟁력 강화도 예상된다.
△국내 완성차 日 부품수급 영향 미미= 현대차의 경우 일본 28개 부품사로부터 센서류, 기어박스용 부품 등 8개 부품을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율이 전체의 1%에도 못 미치는데다 1~2개월분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부품사들이 대부분 피해지역과는 상관이 없어 물류이 장기간 차질을 빚지 않는 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마찬가지다. 위 두 업체의 경우 일본 부품 수급 비중이 많기는 하지만 역시 장기화되지만 않는다면 생산 차질을 빚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지 부품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고 재고가 충분한 만큼 한달 이상 물류에 차질을 빚지만 않는다면 문제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GM의 경우 구형 라세티와 쉐보레 스파크(마티즈) 자동변속기 전량을 일본 아이신과 자트코로부터 공급받는 등 29개 업체와 거래하고 있어 장기화 될 경우 피해가 예상된다.
르노삼성 역시 “이번주도 부품을 예정대로 입고할 예정”이라며 “닛산을 비롯해 히타치 등 주요 거래 부품사가 진앙지와 많이 떨어져 있어 당장은 문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이 회사는 실린더 블록 및 헤드, 트랜스미션, 엔진 부품 등 약 15~18%의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만큼 추가 여진 및 물류 차질이 장기화 될 경우 생산에 차질을 빛을 수 있다.
국내 부품사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주말 일본 나리타 공항 운항 중단으로 완성차 애프터서비스(AS)에 다소 차질을 빚었으나 현재는 재개되 큰 문제가 없는 상태다. 만도나 한라공조, S&T대우 등 부품사도 비즈니스 규모가 많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다만 일본 쪽 관계자와 연락에 차질을 빚고 있어 현지 피해상황 확인에 지장이 있는 상태다.
타이어 업계의 경우도 일본 시장 비중이 작아 피해는 거의 없는 상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의 경우 “법인이 오사카 지역에 있어 피해가 없었다. 원자재 구매라인도 도쿄 남쪽이라 영향이 미미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도 “일본 도쿄 인근에 법인이 있지만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거래처 등 나머지 협력사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 단기적으로는 호재 전망= 한국 자동차 업계는 피해보다는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다수의 증권사는 ‘일본차의 해외 수급 차질로 단기적으로는 한국차에 반사효과가 기대된다’는 요지의 리포트를 냈다.
16일까지 일본 내 전 생산라인을 중단키로 한 도요타는 야리스, 싸이언 등을 생산하는 소형차 조립공장 및 부품공장 각각 2곳이 지진 발생지역에 위치해 있다.
혼다는 어코드, CR-V 등 미국 수출 차량을 생산하는 사야마 공장이 당분간 폐쇄될 전망이다. 닛산도 미국 선적을 위해 히타치항에 대기시켰던 인피니티 차량 1300대가 쓰나미에 쓸려갔으며 나머지 1000대의 출고도 중단돼 있는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애널리스트는 “2009년부터 계속된 대규모 리콜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 상황에 지진까지 발생해 일본 완성차업체들은 삼중고를 겪게 됐다”며 현대.기아차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 효과 역시 제한적이거나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전망이다.
도요타 글로벌 생산의 53%, 혼다의 73%, 닛산의 72%가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는데다, 일본 내에서도 지진과 쓰나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공장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장기적으로는 엔화 가치 하락이 예상되면서 수 년 동안 일본차의 발목을 잡고 있던 ‘엔고’ 현상이 해빙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일본 수입차 업체 “당장은 문제 없지만…” = 일본 수입차 한국법인의 국내 판매는 당분간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대부분 수입차 업체가 3개월 판매분을 미리 들여놓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본사의 피해가 적지 않은데다 사태가 장기화 될 우려도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토요타, 혼다코리아, 한국닛산 3사는 11일 지진발생 직후 14일까지 수시로 피해상황을 모니터하며 현지 상황을 전하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16일까지 일본 내 12개 전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피해지역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약 4만대의 생산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혼다코리아 역시 스즈카 공장, 사야마 플랜트 두 곳의 공장 중단 소식을 알리는 한편 외신에서 중단됐다고 보도된 모카, 하마마쓰 공장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닛산 역시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동이 중단된 5개 공장 가동 재개 시점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스바루코리아의 경우 “레거시·아웃백 2개 차종은 미국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영향이 없다”며 “일본에서 들여오는 포레스터도 현재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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