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제발 살아만 있어 주세요"…日 쓰나미 피해자 가족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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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1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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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SNS 가족찾기 봇물… "나흘째 연락없어"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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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에 거주 중인 한 여성이 '쓰나미로 연락두절된 남편을 찾는다'며 본인의 블로그에 올린 글. 그는 몇 십분 단위로 남편을 그리워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남편과 사흘 째 연락이 안 돼요.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요. 밥도 먹기 싫고, 밖에 나가고 싶지도 않아요. 지금은 뉴스를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계속 잠을 못자고 있는데 술이라도 마셔야 할까요...부디 어디든지 살아만 있어 주세요."

일본 열도를 쓸고간 쓰나미로 남편과 연락두절된 한 30대 여성이 지난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이다.

'케이토'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이 여성은 '긴급·부탁합니다. 나의 남편'이라는 글에서 "센다이 공항으로 출장 간 남편이 업무 중에 사고를 당한 것 같다"며 "무사하다고 생각했지만 살아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 가 없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그는 "남편은 당시 센다이 공항의 관제탑에 있었던 같다. 사고 직후 남편의 직장 동료로부터 연락이 있었지만, 현재 소식 불통"이라며 "내 연락처를 알고있는 누구라도 뭐든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연락해 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케이토'씨는 요코하마에서 2년 전에 홋카이도로 이주해 현재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7시 48분부터 몇 십분 단위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남편의 행방을 찾고 있다.

그가 남긴 실시간 코멘트에는 "신문사에도 제보하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사고지역에 갈 수 없는 내가 너무 무력하게 느껴진다"는 자기 한탄의 내용도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케이토'의 글은 트위터를 통해 각 지역으로 퍼져나가고 있지만, 14일 오후 현재까지 남편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케이토'씨와 같이 이번 대재앙으로 가족과 친지, 친구들과 연락이 끊긴 일본인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현지 언론을 통해 소개되기도 한다.

주민의 절반 이상이 실종된 미야기현의 나토리 북쪽에 살았던 시이츠코 오먀마씨는 당시 함께 있었던 딸을 잃고 통곡하고 있다. 그는 APTN을 통해 "쓰나미가 집을 덮쳐 물속으로 휩쓸려 가면서 잡고 있던 딸 아이의 손이 내 손에서 떨어져 나갔다"며 "필사적으로 위로 올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사방에서 벽돌과 잔해들이 가로막았다. 난 뭐라도 붙잡기 위해 몸부림 쳤다. 결국 난 살아남았지만 딸은 어딘가로 휩쓸려 갔다"고 눈물을 흘렸다.

가족을 찾아 폐허가 된 후쿠시마현 이와키시를 뒤지고 있는 ‘ichigokana’라는 아이디의 한 남성은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다. 정보가 있으면 부탁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토요마에 살고 있는 가족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 직접 찾아나섰다”며 “원래 집이 있던 곳은 현재 아무것도 없다. 이름이 ‘하세가와 이사오, 하세가와 에미코’이다. 어떤 정보라도 부탁한다”고 다급한 심정을 전했다.

트위터상에는 두 딸과 아내가 30대 가장을 찾는 글도 읽는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확산 희망’이라는 제목을 달고 올라온 아이디 ‘shinchiki1974’는 “미야기현 이와누마시에 살았던 스가와라 다카시(32)를 찾고 있다”며 “남편은 두 명의 딸을 둔 요양보호사로, 센다이 공항으로 피난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남편 없인 나와 두 딸이 살수 없으니 정보를 알면 꼭 알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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