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인구는 일자리와 소득및 단위당 경작지, 주택및 식량문제, 도시와 농촌을 비롯한 각종 인구압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제다. 특히 농촌의 과다한 인구는 경작지 부족을 의미하고 농작물외에 다른 소득이 없는 농민들은 이로인해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중국이 비록 광대한 영토를 보유 있지만 중서부 넓은 지역 대부분은 잡석 또는 척박한 황토 토질이거나 사막이어서 집약적인 농사가 불가능한 땅이다. 반면에 농사 짖기 적합한 곳일 경우엔 인구밀도가 높아 극심한 농지 부족을 겪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직전 네이멍구(內蒙古)의 한 농촌 마을에 취재를 간적이 있었다. 이때 만난 농부에게서 중국 농촌사회가 처한 현실과 농민들의 고단한 삶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었다.
“당신은 땅이 얼마나 됩니까?”
“아들내외는 외지로 나갔고 혼자서 농사짖는데도 땅이 부족해요. 작은 땅뙤기에서 힘들게 농사를 지어봐야 한해 수입은 고작 2000위안 정도이지요.”
성이 위(于)씨라고 밝힌 이 노인(68세)은 “4무(畝.1무는 약 200평)의 밭에 감자 농사를 짖는데 몽땅 팔아봤자 주머니에 1200위안 정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위 노인네를 포함해 60여가구의 마을 사람들은 연간 소득이 2000위안 안팎으로 절대 빈곤층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 농민들은 토지가 척박한데다 그나마 경작지도 부족하기 때문에 농가 소득을 올리기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처지다.
‘요즘엔 왠일인지 정부가 1인당 매년 47위안씩 현금을 나눠준답니다.’
위 노인이 말하는 이 돈은 일종의 농업 보조금인데 현금 구경이 힘든 벽지 농촌에선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아주 가난한 사람들의 경우이지만 2~3위안을 내면 탕요우빙(糖油餠 1.5위안)과 더우장(豆浆 콩국물 1위안) 등 으로 한끼 식사를 떼울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이 이렇게 빈곤하고, 경제 사정이 좋지않다 보니 농민들이 자꾸 도시로 몰려드는 것이다.
위 노인의 아들도 베이징에 가서 이미 6년째 다궁(打工 도시에 나가 일하는 것) 생활을 하고 있다. 그 사이 위 노인이 돌봐온 손자는 벌써 초등학교 5학년으로 훌쩍 커버렸다. 손자는 아버지가 도시에 다궁을 나간 6년간 춘제(春節 설) 명절때를 포함해 아버지의 얼굴을 딱 세번 밖에 못봤다.
위 노인의 아들은 도시 건설현장에서 농민공으로 죽어라 일하지만 매달 아이 양육과 부모 생활비로 500위안을 송금하기도 빠듯하다.
“베이징에 일하러간 아들이 매월 500위안씩 보내오죠. 학용품과 옷 등 아이를 양육하는데 쓰고 나면 거의 한 푼도 안 남아요. 우린 돼지고기도 잘 구경 못해요”
이 무렵 국영방송 CCTV는 헤이룽장(黑龍江)성 한 농가의 빈곤한 생활상을 취재해 다음과 같은 보도를 한 적이 있다.
“이 농가는 1무당 900근(한근 500g)의 벼를 수확합니다. 한 근에 7마오(140원)씩 판매한 뒤 농자재와 비료대를 치르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이 없다고 합니다.”
오죽 딱했으면 좀체 어두운 사회상을 다루지 않는 관영방송이 이런 뉴스를 내보냈을까 도시에서는 농수산 식품가격이 치솟는다고 난린데 농촌에서는 소득 개선은 커녕 기초 생활까지 위협을 받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아주경제 최헌규 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