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장은 14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추모음악회’에 참석했다. 지난 10일 ‘정주영 사진전’ 개막식에 이어 4일 만에 공석에 함께하는 자리였다.
정몽구 회장은 손님을 맞는 입장에서 공연 시작 전 1시간30분 전부터 손님을 맞았으나 공교롭게도 현 회장이 들어왔을 땐 김황식 총리와 박희태 국회의장과 함께 사진전을 둘러보느라 공식 석상에서 만남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두 회장은 4일 전 사진전 개막식에서 만나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 ‘화해 무드’가 아니냐는 해석이 잇따랐다. 하지만 정 회장이 이어 현대상선 지분 매각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서로 잘 돼야지, 유치하게 그런 거 안해”라고 애매하게 답해 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현대차가 이달 인수를 완료한 현대건설에는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상선 지분 7.7%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약 32%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가 마음을 먹을 경우 현대그룹은 경영권을 위협받게 된다.
정몽구 회장은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주요 참석자를 환송한 후 기자와 만난 정 회장은 현 회장을 만났냐는 질문에 미소만 지은 채 곧바로 차량에 탑승했다. 정 회장을 수행했던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에 재차 묻자 “(손님을 맞느라) 바빠서 만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굳이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범 현대가가 현대그룹 경영권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범 현대가는 현대건설 인수가 불투명했던 지난해 12월, 현대그룹의 유상증자에 불참해 지분률이 약 2% 감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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