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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중국, 장미빛 수치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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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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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유난히 숫자를 좋아한다. 모든 목표치를 숫자로 확정해 발표한다. 중국서 만난 친구들도 토론을 할 때면 수치를 근거로 제시하기를 유난히 좋아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부가 발표한 수치를 그대로 믿는 이들은 거의 없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 있는 수치기 때문이다.

세계적 석학 기소르망도 자신의 저서 '중국이라는 거짓말'에서 "중국인들은 모든 것을 수치로 표현하기를 좋아하지만 그 어느 것도 정확한 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14일 폐막한 양회에서도 각종 정책의 목표치를 활자화한 다양한 수치가 쏟아져 나왔다. 경제 성장, 복지와 관련된 모든 목표들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실업률에 대한 목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6% 이내로 유지할 것을 발표했다.

중국의 지난해 실업률은 4.3%로 당초 제시했던 목표치 4.6%에 비해 훨씬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보이는 수치대로라면 실업률 목표 관리를 훌륭히 수행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실업률은 9.8%에 달했다. 어떤 통계가 정확한 것일까.

이렇게 중국 정부의 수치는 다른 통계기관이나 외국기관의 통계와는 달랐다.

이와 관련해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온 중국 정부의 실업률 잡기가 올해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농촌에 호적을 두고 도시에서 일하는 중국 농민공 2억5000만 명을 실업 통계 범주에 포함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농민공이 실업 통계에 반영되면 실업률 수치가 현재보다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농민공의 범주에도 포함되지 않는 농촌 인구도 거대한 실업을 야기하고 있다. 많은 농민들은 농촌에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일자리가 없어 ‘실업’상태에 있다.

이같은 실업 문제는 언제 더 큰 사회 문제로 비화할지 모른다.

중국 경제성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다가도 ‘실업’에 생각이 미치면 낙관론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장미빛'수치를 목표로 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애쓸게 아니라 제대로 된 통계를 내고 현실을 직시하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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