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일본 대지진 이후 중국에서 일본산 제품의 수입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카메라, 분유 등 인기있는 일본제품의 가격이 대폭 상승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 상인들과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중국의 각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 제품을 수입, 판매해온 중국의 인터넷 쇼핑몰 가운데 1000여 곳이 제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한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는 “현지에서 물품 구매나 운송이 차질을 빚는 바람에 주문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쇼핑몰인 타오바오왕(淘寶網) 관계자는 “대지진 이후 일본 상품 주문량이 평소보다 3~4배 가량 증가했으며 일부 제품은 예약 주문까지 밀려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격도 모든 제품이 지진 이전보다 최소 5%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실제로 니콘 카메라의 경우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내 공장 가동이 중단된 뒤 제품 반입이 어려워 지면서 현재 중국에서 이 회사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광저우(廣州)의 한 전자제품도매상에 따르면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나 일본산 부품을 사용하는 전자제품은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카메라의 경우 많은 상인들이 재고로 쌓아둔 채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니콘의 D90은 과거 6900위안에 팔렸던 것이 현재는 7500위안으로 올랐다"며 "며칠이 지나면 8000위안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한 생산지가 지진피해지역과 멀리 떨어진 LED 제품의 경우는 아직 가격이 오르고 있지는 않지만 조만간 동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산 분유의 경우도 가격이 치솟고 있는 품목중 하나다. 잇단 불량 분유 파동으로 자국산을 믿지 못해 일제를 사용해오던 중국주부들이 앞다퉈 대량 구매에 나서면서 분유와 기저귀 등 유아용품 가격은 최고 40%까지 급등했다.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의 일본 상품 코너들도 일제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릴 정도로 성업 중이다.
인터넷을 통해 일본분유를 직수입해 팔고 있는 유유동징(優優東京) 관계자는 "일본 메이지 분유 850g의 경우 과거에는 195위안이었지만 지금은 23% 오른 240위안에 팔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메이지 2단계 분유는 160위안이었던 게 지금은 37% 오른 220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일본산 해산물도 사재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 중국인 요식업 관계자는 "원전 사고로 일본산 해산물이 방사능에 노출될 염려가 있어 미리 사 둔 것"이라며 “일제를 선호해온 많은 소비자가 지진으로 말미암은 공급 차질을 우려해 대량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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