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일본발 악재로 영향 받는 업종은?

포춘, 천연가스·자동차·반도체·석유·관광 등 5개 업종 꼽아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일본이 직면한 지진 및 원전폭발 등의 악재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산업분야는 어딜까?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15일(현지시간) 5가지 업종을 꼽고 조만간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천연가스
포춘은 일본발 악재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로 천연가스 업종을 꼽았다. 지난 1년간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띠었던 것과 달리 천연가스는 가격이 떨어진 일부 원자재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이같은 하락세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전체 전력 공급의 30%를 차지하던 원자력 발전이 지진 피해로 인한 원전 폭발로 중단되면서 일본이 원자력을 대신해 천연가스 수요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천연가스 가격은 이미 크게 오르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천연가스 선물은 3거래일째 랠리를 보이며 이날 15거래일 전에 비해 1.2% 오른 100만㎥(MMBTU)당 3.959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세계 3위의 자동차 생산국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생산차질을 빚게 되면서 글로벌 자동차시장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포춘의 수석 편집자인 알렉스 테일러는 도요타와 닛산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생산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혼란이 수개월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미국 자동차 구매자들이 수주 안에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미지역에서 팔리는 자동차의 12%가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으며,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도 일본제 부품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5개월간은 보통 미국의 자동차 매출이 호조를 보이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본발 악재는 일부 모델의 부족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포춘은 예상했다.

◇반도체
정교한 기술력을 자랑해온 일본은 글로벌 반도체시장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지진사태로 주요 반도체 생산공장 두 군데에서 생산이 중단됨에 따라 반도체업계는 향후 수개월간 전자제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등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용 실리콘웨이퍼 생산업체인 신에츠케미컬은 이날 시라카와 공장의 조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는 일본 전체 웨이퍼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생산되고 있어 피해가 불가피하다.

노무라는 "일본 반도체업계의 조업 중단은 세게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 2위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 숨코의 이마리 공장의 가동 중단도 반도체업계를 뒤흔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석유
지진이나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는 정유시설의 생산 중단으로 이어져 유가 급등 요인으로 작용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일본 정유업체 다수가 설비가동을 중단했는데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는 최근 100 달러 이하로 하락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01달러(4.0%) 하락한 배럴당 97.18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28일 이후 최저치다.

이는 국제시장의 관심이 그동안 유가 급등세를 유발한 중동지역 소요사태에서 일본의 재해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포춘은 풀이했다. 세계 3위 석유 수입국인 일본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국제 유가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유가가 당분간 하락세를 띨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관광
일본은 전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천혜의 관광명소들을 자랑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일본은 당분간 관광대국으로서의 지위를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에 따르면 지진과 쓰나미로 호텔과 놀이공원 등 관광지가 피해를 입어 당분간 일본 관광업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Sea)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는 피해를 가늠하기 위해 당분간 운영을 중지한 상태로 이달 말에나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노무라는 당분간 일본 전역에 자숙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노래방, 볼링장, 비디오게임방, 여행사 등 레저산업 분야가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