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작가 박상(39)의 장편소설 ‘15번 진짜 안와’의 출간 간담회가 서울시 종로구 적선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렸다.
‘15번 진짜 안와’는 인터넷 웹진에 연재됐던 작품이다. 연재 당시부터 특유의 유머와 위트로 독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실제로 이 책은 전작‘이원식 씨의 타격 폼’과 마찬가지로 ‘유머’와 ‘웃음’이라는 코드를 담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작가는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하는 것이 재미있다”며 “웃음을 통해 그 뒷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작가 박상에겐 그만의 개성이 있다. 소설가 박민규는 “스코틀랜드의 네스 호에는 네시가 산다. 네팔과 히말라야에는 예티가, 북아메리카에는 빅풋이, 중남미에선 추파카브라가, 또 아마존에선 마핀과리가 살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는 박상이 산다. 꽤나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이건 박상의 문장이구나’라고 알아볼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꿈이다”라고 밝힌 그는 “흔한 작가가 안 되려면 개성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려면 웃기거나 울려야 하는데 울리는 것 보다 웃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위태로운 문장’을 쓴다는 것에 대해선 “이것도 많이 완화된 것이다. 처음에는 비속어가 정말 많았다. 편집과정에서 많이 빠진 것이다”라며 “마구잡이식으로 남발하는 것 보다 정말 내가 절실할 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15번 진짜 안와’는 기다림에 관한 소설이다. 소외된 소시민의 삶과 무질서가 하나의 질서가 돼버린 부조리한 세상에서 그들만의 극복 의지를 관철시키는 작품이다.
이에 대해 박 작가는 “결론은 비극적이다. ‘현실이 그렇지 뭐’하면서 끝난다”라고 소개하며 “하지만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이 아름다운 것 아니겠느냐”라고 소설 속에 투영시킨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을 기다리는 것일까?
그는 이 같은 질문에 “나는 부끄럽지 않을 것을 기다린다”며 “스스로의 글을 읽었을 때 안 부끄럽고 싶다. 지금은 조금 부끄럽지만 앞으로 부끄럽지 않은 멋진 문장을 쓰고 싶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왜 하필 ‘15번’ 버스인지도 물었다.
이에 박 작가는 “15번에는 나만 아는 의미가 들어있다. 누군가는 그 의미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며 특별한 상징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업 소설가이지만 문인야구단 ‘구인회’의 단장으로, 밴드 ‘말도안돼’의 기타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야구와 밴드, 글쓰기가 그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야구, 밴드, 글쓰기 모두 내가 잘하고 싶은 것이다”라며 “야구, 밴드는 잘 못하지만 글쓰기는 좀 낫지 않나 싶다. 잘한다는 말을 들을 때까지 쓰고 싶다”며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26일 콘서트를 연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기존의 작가 이미지를 탈피하고 독자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