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 울리는 ‘부정(父情)’

  • - 29세 아빠, 암 투병 중 2살난 딸 위해 ‘기록’남겨

한 아빠가 딸을 위해 블로그에 남긴 수십만자의 기록이 중국 누리꾼들을 울리고 있다.

주인공은 암 투병중인 29세의 장민(张鸣)씨.

2011년을 맞이한 것은 침상에 누워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장민씨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2011년, 사랑한다, 이이(依依)야"

이이는 그가 삶을 이어가고 글을 쓸 수 있게 해주는 동력인 그의 2살 된 딸이다.

그는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수십만자의 블로그 글을 써내려갔다. 사랑하는 딸이 자란 후에 아빠의 굳건함을 느끼고 영원한 자신의 사랑을 알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4일 오후, 허약해진 장밍은 침대에 누워 컴퓨터를 키고 자신이 블로그에 누리꾼들이 남긴 글들을 읽어내려갔다.

이는 그에게 이제 일과가 돼버렸다. 누리꾼들이 남긴 말 중 가장 많은 것은 '힘내요(加油)!'다.

"지금 2번째 수술을 기다리고 있어요. 건강이 좋아져서 딸아이가 커가는 걸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은 여전해요"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에게 블로그가 그의 인생을 기록하는 기록장이 된건 3년 전인, 2008년 2월 28일 부터다.

그는 이날 병원에서 림프암선고를 받았다. 당시 그는 채 스물여섯이 되지도 않았다.

게다가 그의 딸은 엄마의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해 6월 18일, 그의 딸은 세상에 태어났다.

그는 딸의 출생이 그에게 새로운 생명력과 힘을 줬다고 말한다.

7월 5일에 쓴 일지에 그는 이렇게 썼다.

"22일간의 화학치료 동안 끊임없이 눈물을 흘렀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6월 18일, 우리 집에 또 하나의 생명이 늘었다. 오늘부터 내 아기에게 많은 얘기와 생각을 남겨주려고 한다"

아기의 이름은 '이이依依)'로 지었다. 의술을 나타내는 '이이(医医)'와 음이 같다.

가족들은 이 아기가 장밍에게 '행운'을 가져다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2008년 10월, 장밍은 첫 번째 골수이식을 받았고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2010년 7월 27일. '불행'은 다시 찾아왔다. 병이 재발한 것이다.

"재발 이후 내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는 작아졌다, 단 하나의 침대와 한 대의 컴퓨터만이 내게 주어졌다."

하지만 컴퓨터를 통해 장밍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의 친구들 또한 그를 돌보고 그가 딸 이이를 키우는 걸 도왔다.

그의 일기에서 고통스러움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사투를 벌이는 강한 의지와 전투력으로 가득 차 있다.

딸아이와 가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지인들, 그리고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인터넷상의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이 절절했다.

"행복의 의미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하다."

"발병 전에는 오로지 즐거움과 안위만을 좇았지만 마지막에 깨달은 건 인생에서 가장 의미가 있는 건 어려움을 극복한 후에 얻는 즐거움과 떠들썩함 뒤에 오는 고요함이다."

그가 이렇게 블로그에 올린 글들은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어 누리꾼들은 그를 '격려, 의지의 달인'이라고 칭한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