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희망과 슬픔 사이" 日, 가족찾기 잰걸음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여성. 50대. 상의 왼쪽 주머니에 땅콩이 들어있음. 큰 사마귀. 세이코 시계", "남성. 70~80대. ‘레나콤’이라고 적힌 앞치마를 두르고 있음"

현재 지진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미야기현 나토리시 청사 벽보엔 줄줄이 사망자 이름이나 짧은 묘사가 명시돼 있다. 사망자 벽보 위에서 한참 눈을 굴리던 한 남자는 갑자기 “우리 어머닌 거 같아!”고 외친 후 임시 시체공치소로 뛰어갔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일본 지진 피해지역에서는 반가움의 함성과 아쉬움의 한숨이 교차하고 있다. 가족의 사체라도 찾고 싶어 시체공치소 앞에서 기웃거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혹시라도 가족이 생존해있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지진 잔해를 파헤치고 있다.

현재 해외 및 일본 구조팀들은 실종자를 찾는 데 여념이 없다. 피트 스티븐슨 영국 구조팀 팀장은 “우리는 생존자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계속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가족을 찾아나선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와테현 오쓰치의 미우라 레이코는 신체적 장애를 안고 있어 쓰나미에 대피하지 못했을 조카를 직접 찾아나섰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산처럼 쌓인 지진 잔해와 진흙으로 덮인 자동차뿐이다.

현재 임시보호소나 공공장소에도 가족을 찾는 문구는 넘쳐나고 있다.

한 벽보에는 “미유키 나카야마에게. 모든 가족은 건강하단다. 우리는 현재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으니 넌 우리에게 전화를 못 걸거야. 만약 집에 올 수 있다면 돌아오렴. 우리는 널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적힌 쪽지도 붙어있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지진과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한 지 5일이 지난 현 상황에서 공식 사망자수는 4300명을 넘어섰다. 실종자수는 8000명이 넘었으며 현재 43만명이 임시보호소에서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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