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이명박 대통령-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당·청 월례회동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하 ‘이’): 앉으세요. 지난 국회 때 일을 많이 했다.
 
 -안상수 대표(이하 ‘안’): 네
 
 -이: 중요한 법안을... 농협법은 역사적이다.
 
 -안: 네, 그렇다
 
 -이: 최인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에게 전화했더니 최 위원장도 장관 때부터 (개정) 얘기가 나와서 하고자 했고, 그래서 적극 협력했다고 하더라.
 
 -안: 이번 국회에서 많은 법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또 대통령은 UAE 가서 큰 성과를 거두고 왔기 때문에 국민은 굉장히 크게 평가하고 있다.
 
 -이: 우리가 (삭유)메이저에 들어갈 수 있게 돼서...
 
 -안: 네
 
 -이: 우리 국민의 저력이자 힘이다. 일본 사태가 나서, 쓰나미가 당초 예상보다도 피해가 큰데 지금 국민이나 여러 계층에서 일본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보여줘 좋은 것 같다. 아부다비에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 통화했다. 처음엔 외국의 도움에 대해서 약간... 아마 처음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을... 내가 ‘한국이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한국이 어려울 때 아마 일본이 제일 먼저 도울 거다. 마찬가지로 일본이 어려울 때 한국이 돕는 건 당연하다’고 하니까 아주 흔쾌히 ‘고맙다’고 했다. 그래서 지시해서 구조대원을 (보냈다). 우리가 가까운 나라니까 필요한 걸 가장 짧은 시간에 보낼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수송하려면 멀고, 또 한국이 그렇게 하면 일본도... 우리가 필요한 건 아주 맞춤형으로 우선 지원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정부도, 또 ‘한류(韓流)’ 연예인들도 아주 흔쾌히 그렇게 나서고 있고, 또 우리 한나라당이나 의회에서도 일본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좀... 인터넷을 통해서 하면 되죠. 일본 의원들에게 ‘맨투맨(man-to-man)‘으로 위로 좀 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안: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서 우리 당에서 특위도 만들었다.
 
 -이: 만들었더라고요
 
 -안: 의원들도 어제 10만원씩 세비를 거둬 성금을 내기로 했다.
 
 -이: 액수보다 정성이다. 아주 따뜻한 마음을 보이는 게 (좋다). 일본이 선진국인데 이번에 보여준 국민들의 모습이 아주 차분하고 침착하더라. 언론의 역할에 놀랐다. 특히 방송의 자제에 참 놀랐다. 이번 기회에 일본을 적극 돕기도 하지만 언론과 방송, 정부의 역할, 성숙한 시민의식은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우리 국민의 진정어린 마음이 일본에 잘 전달됐으면 한다.
 
 -안: 당·정이 협력해 지원할 수 있는 건 가능한 한 지원했으면 좋겠다.
 
 -이: 일본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한국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일본이 빨리 수습돼야 한다. 일본 원자력발전소는 40~50년 전의 것으로 형(型)이 우리 것과 다르다. 우린 안전기준이 많이 높아졌을 때 설계해 원자로가 더 안전하다. 일부 국민이 일본 방사능이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인터넷에 이상한 얘기가 나오는데 이건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런 유언비어는 막아야 한다.
 
 -안: 이번에 강원도에 다녀왔는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도민의 열정이 대단하다. 당과 정부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반드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지게 됐다.
 
 -이: 이번엔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해외순방을 가면 해당국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들을 꼭 만나 설득할 거다. 국내에 IOC 위원들이 방문해도 꼭 만날 거다. 지난번에도 2차 투표가 문제였는데 이번엔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안: 이번에 UAE에서 큰 성과를 봤다.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이번에 UAE 원자력발전소 기공식에 갔을 때, 그곳에서 준비를 많이 했지만 일본사태 때문에 검소하게 하라고 했다. 기공식에 참여하면서 정말 긍지를 느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유전을 개발하면 10~20%정도 지분 참여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도 엑손이나 BP(브리티시 페트롤리엄)처럼 독자적인 유전개발 권한을 받은 거다. 일본이 1970년대 후반에 독자 개발능력을 보인 이후 40년 만에 추가로 독자개발권을 인정받은 거다. 우린 그동안 독자개발능력이 없어서 남에게 얹혀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원전 협상을 하면서 UAE와 워낙 가까우니까 독자적 유전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UAE 실무진들이 한국의 능력을 의심하면서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왕세자가 ‘아랍 형제국보다 더 가까운 사이’라며 설득했다고 한다. (MOU) 체결할 때 왕과 왕세자 두 사람이 함께 자리했다. 이것도 드문 일이다. 이제 우리도 에너지 자주개발률이 15%가 됐다. 곧 20%를 만들 거다. 이러면 석유수입과 관련한 외부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일본에서 큰 사건이 일어나 우리가 아직 인식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번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될 가다. 79년에 현대건설이 UAE에 처음 갔는데 그땐 핵심 일은 못하고 주택단지를 짓는 일만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유전개발권을 얻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안: 두 가지를 건의하겠다. 그동안 당·정·청간 소통은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정례회동이나 9인 회동도 잘 되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이 바쁘겠지만 각계 각층과 소통을 지금보다 더 해줬으면 한다. 지난 3년 동안의 국정에 대해서도 각계각층과 만나 잘 말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사회원로들과도 많이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는 민생문제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고물가, 전세난, 구제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당·정이 더욱 힘을 합쳐 헤쳐나가야 될 것 같다. 유류세 인하를 적극 검토해달라. 동남권 신공항, 과학비즈니스벨트 등과 관련해 갈등이 심하다. 정부가 합리적 기준을 갖고 신속히 결정해줘야 갈등이 최소화될 것 같다.
 
 -이: 잘 알겠다. 소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노력하다. 그리고 갈등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걸 경계해야 한다. 국민도 거기서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국책사업에 대해 여야가 아니라 여여갈등이 되고 있어 문제다. 당이 지난번에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의원들 참여를 자제시킨 건 참 잘한 것 같다. 국책사업에서 정치적 논리는 배제돼야 한다. 차분히 논리를 갖고 따지기도 전에 무슨 유치전 하듯 해선 안 된다. 정부도 경제논리를 갖고 자제를 요청해야 한다. 국책사업은 국가 백년대계다. 단순한 지역사업이 아니다. 법을 지켜가면서 논리적, 합리적으로 하면 된다. 새만금 사업의 경우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해놓고도 지난 정부에선 방치상태에 있었지만 이제 새롭게 사업을 시작했다. 현지에서도 많은 사람이 고맙게 생각한다. 전 정부에서 잘못했다고 우리 정부도 방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그때 판단 잘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지금 시끄럽다고 해도 그 판단이 두고 두고 ‘옳다’는 그런 평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LH(한국주택토지공사) 본사 이전, 과학비즈니스벨트, 신공항 문제는 정말 합리적으로 결론지어야 한다. 당·정이 그런 소신을 갖고 설득해나가면 국민이 ‘책임 있는 정부’라고 할 것이다.
 
 -안: 평창 올림픽 유치와 강원도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항을 정리했으니 잘 검토해달라. (자료 전달) 당과 정부와의 관계에서, 역시 인력과 정보에서 정부가 훨씬 우위에 있는 만큼 정책에 있어 정부 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당과 협력하도록 해달라.
 
 -이: 그렇게 합시다. 이번에 국회에서 정말 많은 일을 했다. 농협법안, 예금자보호법안은 정말 중요한데 처리가 잘됐다. 농협법안은 특히 오랫동안 (처리를) 못해 왔는데 이번에 큰일을 했다. 그래서 최인기 위원장에게 내가 감사하다는 전화를 했다.
 
 -원희목 대표 비서실장: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과 관련해 많은 신경을 써주줘 감사하다.
 
 -이: 그 사람 참 대단하다. 내가 가서 ‘함대 사령관’감이라고 했다. 살아줘 고맙다고 했다. 이번 작전은 내가 지시했는데 국방부 장관에게 ‘희생자가 안 생기도록 하라’고 했더니, 장관이 ‘희생자 없는 작전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 말에 솔직히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희생자가 없도록 가급적 노력하고, 특히 민간인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작전지시를 앞두고 이틀 밤을 고민했다. 그리고 작전을 지시하면서 ‘공격 개시 전에 헬기에서 우리말로 피하라고 방송해라. 그러면 저들이 못 알아들을 것이다’는 지시도 내가 했다. 그런데 그대로 했다. 내가 작전을 앞두고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온갖 생각을 다 했다. 이번에 합참에서 정말 꼼꼼히 작전계획을 짰다.
 
 -안: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도록 적극 부탁하겠다. 당도 나서 혼신의 노력을 하겠다
 
 -이: 우리 꼭 유치하도록 해봅시다.
 
 *이후 15분 간 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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