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으로 국내 물가도 ‘출렁’

(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이 국내 물가를 강타하고 있다. 일본에서 들여오던 수산물 공급이 중단되면서 가격이 폭등했고, 선호도가 높은 일본산 가공식품과 유아용품은 2배 가까이 가격이 폭등했다.

17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일본산 명태(중간 크기) 한 상자가 평균 4만2500원을 기록했다. 불과 일주일 전인 10일 동일 크기의 명태가 상자당 평균 3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40%가량이 오른 수치다.

수량도 일주일 전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 9일 거래된 명태(중간 크기)는 1278마리였지만 일주일 후인 16일에는 891마리로 감소했다. 수산시장 판매자는 “물량은 줄었는데 가격이 오른 상태라서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본산 명태를 수입하는 대형마트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현재 생태를 수출하는 곳은 센다이현부터 홋카이도(북해도)까지의 일본 북부지역이다. 하지만 대지진 이후 센다이현에서의 공급물량이 전무한 상태다.

홈플러스는 중간 크기의 생태 1마리를 고정가격(4480원)에 판매해왔지만, 대부분을 일본 센다이현 인근에서 들여왔던 터라 이번주부터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홈플러스 수산팀 전형욱 바이어는 “특대 크기의 생태는 북해도 물량이기 때문에 수급에 문제가 없지만 가격 인상 여부는 추후 진행되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생태의 일부를 일본 홋카이도에서 들여오고, 러시아에서 대부분을 수입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1마리에 4980원에 판매하는 일본산 생태는 머지않아 가격이 20% 정도 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진의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산 가공식품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념이나 소스, 과자 등 일본산 가공식품의 경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수요가 많아 판매비중이 40%에 육박할 정도다. 백화점 관계자는 “가공식품은 비축물량이 3~6개월 정도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물량 부족이 없을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유식, 기저귀, 과자 등 일본산 유아용품에 크게 의존해왔던 부모들도 비상이 걸렸다. 전체 아기 기저귀 매출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일본산 기저귀는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아기용품의 경우 사용하던 제품을 다른 것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또한 앞으로 수입하는 제품은 방사능 오염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쓰던 기저귀를 확보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려 매출이 2배 이상 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1만∼2만원까지 기저귀 값을 올려 파는 악덕 판매업자들이 늘고 있다”며 “물건을 구하지 못할까봐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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