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총의 가장 큰 특징은 오너일가들이 기업의 대표이사로 주주들의 인정을 받음으로써 본격적인 책임경영에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주총에서 구본준 부회장을 상임이사로 선임한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1일 LG전자의 수장 역할을 맡았지만 절차상 실질적인 LG전자의 대표이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주총을 통해 명실상부한 LG전자의 수장으로서 공인받게 됐다.
취임 직후 구 부회장은 ‘빠르고 독한 LG’를 강조하며 그간 다소 안이했던 LG전자의 문화를 개혁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TV·스마트폰 등 주력사업 역시 빠른 전략 설정을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선임은 이같은 구 부회장의 개혁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에너지진단·에너지절약사업 등 에너지 관련사업과 환경오염방지시설업 등 환경 관련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미래성장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각오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상임이사로 선임된다. 삼성가 3세 가운데 가장 먼저 대표이사직을 맡게된 것. 다만 이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김재열 제일모직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이사 선임은 주총 안건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호텔신라는 인천공항에 루이비통 유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김포공항면세점의 A구역 운영권을 따냈다. 기존 롯데가 독식하던 김포공항에 교두보를 마련한 것은 물론 화장품·향수 등 매출비중이 높은 알짜 구역을 획득했다는 평이다. 반면 롯데는 주류·담배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B구역을 갖는데 그쳤다.
이같은 호텔신라의 공격적인 신규사업을 진두지휘한 이부진 사장은 이번 대표이사 선임을 계기로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특히 사항은 삼성전자가 이사보수한도를 지난해 520억원에서 370억원으로 크게 낮춘 것이다. 다만 이는 성과급 지급방식이 장기에서 단기로 바뀌면서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장하성펀드를 비롯한 소액주주운동 역시 삼성과 LG 계열사들의 주주총회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 관계자는 “과거에는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안건이 있었기 때문에 시민단체들의 참여가 활발했다”며 “하지만 최근 수년동안 민감한 내용의 안건이 없어 주주 사이의 큰 충돌 없이 주총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