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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발 악재? “인플레이션이 더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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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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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 "주요국 중앙銀 긴축기조 '이상무'"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일본 대지진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려는 시도가 한창인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긴축기조를 유지할 태세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아시아 지역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일본발 악재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2008년 금융위기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온 경기부양 조치를 거둬들이기 위한 긴축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는 전날 열린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6000억 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정책을 고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경기부양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준은 일본 지진 사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 경제를 전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일본 지진 사태가 연준의 출구전략 시행시기를 늦췄다고 볼 근거는 전혀 없다며 연준은 의도한 시점이 되면 긴축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점쳤다.

에릭 그린 TD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의 경기 진단에 일본발 악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연준은 일본 사태를 위협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유럽 중앙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일본발 악재가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미 여러 차례 시사한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미룰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지만 그럴 일은 없다는 것이다.

4월물 유리보(Euribor)의 선물 계약 현황을 보면 투자자들은 향후 유럽연합(EU) 시중은행간 금리가 1.285%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지진 전보다 5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통상적으로 유리보가 기준금리가 보다 10~15bp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ECB가 다음달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접었다는 얘기다. 현재 ECB 기준금리는 1.0%에 머물러 있다.

로이터는 그러나 일본 지진 사태가 ECB의 정책 결정 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ECB는 모든 재료를 정책 판단의 근거로 삼겠지만 아직까지는 일본발 악재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 발언이 너무 일렀다고 지적하면서도 ECB의 긴축 기조만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너무 일찍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코너에 몰린 감이 있다”면서도 “ECB가 금리 인상시기를더 늦추려면 더 많은 이유를 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95%에서 75%로 낮췄다.

고속 성장 속에 상대적으로 큰 인플레 압력에 직면한 아시아 국가들도 긴축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HSBC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일본의 재난이 아시아 신흥국들의 성장궤도를 가로막지 못할 것"이라며 "일본 지진 사태는 이들에게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만한 요소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미란 차크라보티 스탠더드차타드 인도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일본 지진에 대한) 전체적인 영향을 재단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인도 중앙은행이 1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스탠더드차타드의 사이먼 왕 이코노미스트도 필리핀의 콜금리가 다음주 예상대로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필리핀 중앙은행이 지금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에 늦게 대처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일본의 상황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요인이 아니라 오히려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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