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다르면 G7 중앙은행 총재들은 18일 긴급 콘퍼런스콜을 통해 일본 사태를 논의한다.
G7이 나선 것은 일본은행(BOJ)이 대지진이 열도를 강타한 뒤 혼란에 빠진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십조엔을 투입했음에도 엔화가 초강세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BOJ는 이날 6조 엔을 시장에 추가 투입하는 등 지난 11일 대지진 발생 이후 모두 34조 엔을 시장에 공급했다. 그러나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6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엔고 기조는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40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78.99 엔으로 전날 미국 뉴욕 종가보다 1.98% 빠졌다. 이는 2차대전 이후 최저치인 1995년 4월 19일의 79.75 엔을 밑도는 것으로 전날 외환 전자거래시스템인 EBS에서는 한때 78엔 선도 무너졌다.
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수석 외환 투자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잇따라 사상 최저치 경신을 타진하다 결국 (비행기가 급강하하는) ‘에어포켓’처럼 주저 앉았다”며 “중앙은행의 부재가 시장을 망연자실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주기적으로 강세를 보여왔지만 이번에는 강도가 워낙 약해 G7 중앙은행들이 어디까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도 “G7이 엔·달러 환율의 자유낙하를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리스 슐로스버그 GFT포렉스 외환 투자 전략가도 “일본이 최악의 악재를 마주한 상황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아이러니지만, 중앙은행이 개입하지 않는 한 엔고 기조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그 앤더슨 씨티그룹 외환 투자 전략가 역시 “G7이 아직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24시간 안에 시장 개입이 이뤄질 것”이라며 “G7도 이미 시장 개입과 관련한 합의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윈 타인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선임 외환 투자 전략가는 “엔화가 보여준 극도의 변동성은 선진국들이 BOJ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용인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전날 뉴욕시장이 도쿄로 이어지는 26분 새 4.5%나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G7이 최근 엔화의 변동성이 과도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면 일본과 미국, 유럽이 함께 엔화를 매각해 달러와 유로화를 매입하는 방식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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