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잘 사는 나라여서 별로 돕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WP) 18일 자에 소개된 미국 대학생 트레버스 오리어리의 반응이다. 일본이 대지진과 최악의 원전 위기를 겪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과거 대형 재난 때와 비교하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적십자사는 지난 16일 현재 일본 대지진 성금으로 4천7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지난해 아이티 지진 당시 일주일 동안 9천230만달러를 모금했던 실적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기독교계 지원단체인 월드비전도 아이티 지진 때는 지진 발생 후 일주일 동안 1천580만달러를 거둬들였으나, 이번 일본 센다이 지진에는 300만달러를 모금한 게 고작이었다.
모금단체들의 순위를 매기는 '채리티 네비게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대형 자선단체 10곳을 조사한 결과, 일본 지진 발생 후 일주일간 모금액은 6천400만달러였다. 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 등지에서 큰 피해가 났을 때 첫 일주일간 4억5천700만달러의 성금이 답지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고도로 산업화된 나라이고, 오랫동안 지진 및 자연 재해 등을 겪으면서 개발된 정교한 지원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금 실적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WP는 전했다.
하지만 구호단체들은 대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당장 담요, 생수, 음식 등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은 시급한 금전적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적십자사의 로저 로 대변인은 "국가의 부(富)와는 관계없이 일개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재난이 있기 마련"이라며 "바로 그 때 국제사회는 하나가 돼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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