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주(3월14일 기준) 전국 평균 전셋값이 전주 대비 0.6% 상승하며, 지난 2009년 4월 6일 이후 100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 강남구, 양천구 등의 전셋값은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외곽의 전세난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이 그동안 반대 입장을 보였던 전·월세 상한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법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산하 서민주거안정 태스크포스팀은 최근“최근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을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임대료 상한선을 고시하고, 이를 어기면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연 5%의 전·월세 인상 상한을 실시하자는 민주당의 안과 큰 틀에서 차이가 없는 만큼 세부적인 조정을 거친다면 오는 4월 국회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처리될 공산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당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 관계자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몇몇 의원이 전·월세 상한제와 관련한 법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아는데 아직까지는 우리가 검토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 고위관계자들은 이미 전·월세 상한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내비친 바 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달 국회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주택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국토부 박상우 주택토지실장도 지난 2·11 전세 대책 발표를 통해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것은 ‘독배’를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견해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도 "전·월세 상한제는 이미 뉴욕 등 서구 대도시들에서 임대료 상한제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바 있지만 실패를 경험한 후 극소수의 도시만 제외하고 거의 다 폐지된 상태"라며 "전·월세 상승의 근본 원인이 주택 공급 부족에 있는 상황에서 전·월세 규제같은 반 시장적인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번지 수를 잘못 찾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경기도 과천시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현재 임대인들 사이에서 전·월세 상한제가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임대차시장의 95% 이상이 개인 간의 거래에서 이뤄지는데 임대인들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 향후 전셋값 인상을 못할 것을 대비해 미리 (전·월세가를)올려놓으려는 심리가 시장에 퍼지면 사태가 심각해 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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