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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 겨우 잡았는데”…BOJ, 리비아 사태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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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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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자산 수요로 엔화 가치 반등…BOJ·G7 추가 개입 ‘촉각’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주요 7개국(G7)의 시장 개입 합의로 가까스로 안정화 조짐을 보였던 엔화 가치가 다시 반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리비아 사태가 국제전으로 치달으면서 ‘안전자산’으로서 엔화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개월 엔·달러 환율 추이(엔/출처:CNBC)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엔고 저지를 위해 사투를 벌였던 일본은행(BOJ)이 서방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이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엔화가 여전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리비아 악재는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부추겨 엔화 수요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카밀라 수톤 스코시아캐피털 수석 외환 투자 전략가는 “리비아 유혈사태는 시장에서 위험회피 요인으로 작용, (안전자산인) 달러와 엔화의 강세를 부추길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엔고 리스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엔·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G7의 시장 개입으로 2차대전 이후 최저치인 76.25 엔에서 82 엔 선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에는 전날보다 2% 가량 빠진 80.9엔 대로 다시 주저앉았다. 이는 2주래 최저치로, 시장에서는 G7이나 BOJ가 추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엔고 기조가 다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SJ는 엔화가 다시 힘을 받게 된 것은 무엇보다 일본 경제의 규모와 안정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가 최근 20년간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대지진과 원전 폭발이라는 사상 최악의 악재가 불거졌지만, 일본 경제는 여전히 견실해 엔화의 안전자산 지위도 변한 게 없다는 설명이다.

WSJ는 특히 일본이 아직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전체 공공부채의 95%가 국내에 묶여 있기 때문에 재정적자 부담이 큰 다른 국가보다 쉽게 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외환투자자들은 일본이 지진 피해 복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자산 회수에 나설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의 상황이 크게 개선된 것도 엔화 매입세를 부추기고 있다.

제프리 유 UBS 외환 투자 전략가는 “G7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개입했음에도 여전히 투자자들에게는 엔화를 매입할 이유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BOJ나 G7이 조만간 시장에 추가 개입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도 이날 “지난 18일 G7의 외환시장 개입은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주효했다”며 “G7은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적절한 시점에 또다시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스 귄터 레데커 BNP파리바 외환 투자 전략가도 “엔화 가치가 다시 반등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BOJ나 G7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G7은 지난 18일 합의를 통해 달러와 유로화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250억 달러(약 2조360억 엔) 규모의 엔화를 시장에 공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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