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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축구대표팀 울산 합숙훈련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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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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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축구대표팀의 합숙 훈련이 시작된 22일 울산종합운동장은 입가에 김이 서릴 정도의 꽃샘추위가 기습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선 선수들의 몸은 비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입가에선 단내가 풍겼다.

고함을 외치는 홍명보 감독의 지휘에 따라 선수들은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1시간30분가량을 뛰어다녔다.

이번 5일간의 훈련은 명목상 오는 27일 중국 올림픽대표팀과의 평가전에 대비한 합숙훈련이지만 선수들에게는 런던올림픽 예선전에서 뛸 대표팀에 최종 합류할지가 결정되는 평가무대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7일 23명의 올림픽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지만 온전한 모양새를 갖추지 못했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을 비롯해 ‘홍명보 키즈’라 불리던 대다수가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 먼저 차출됐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애초 눈독을 들였던 김영권(오미야)과 조영철(니가타)은 물론 아시안게임 멤버인 홍철(성남), 지동원(전남) 등 주축 선수를 모두 내줬다.

안 그래도 K리그·해외리그·대학 대회 일정이 빠듯해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한 
데 지역 예선을 앞두고 중요한 평가전에도 못 데리고 나가니 홍 감독의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A대표팀에 불려가 훈련을 하더라도 정작 25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실전에 투입되지 않으면 올림픽 대표팀으로선 더욱 손해가 크다.

팀의 주축으로 뛰어야 할 핵심 자원들이 A대표팀에서 벤치만 지키다 자신감은 물론 경기력 또한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경이 같은 경우는 경기를 뛰지도 못하고 매번 불려다니기만 해 걱정”이라는 홍 감독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이는 김보경뿐만 아니라 A대표와 올림픽대표를 겸하는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6월에 치르는 올림픽 대표팀의 두 번째 평가전을 전후해 복귀하더라도 대표팀 최종 선발을 앞두고 펼치는 생존 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일찌감치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기존 선수들이 이들의 공백을 틈타 먼저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에서 고배를 마셨던 이승렬과 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이후 홍 감독의 눈 밖에 있었던 김동섭 등 기존의 ‘홍명보의 아이들’은 이번 대표팀 소집 명단에 보란 듯이 이름을 다시 올리며 부활했다.

이승렬은 이날 첫 훈련에 앞서 “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이 약이 됐다”며 “죽을 각오로 뛰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김동섭은 “내 자리에 1년 만에 돌아왔다. 강한 인상을 남겨 살아남겠다”며 절치부심했다.

최근 소속팀 아약스로부터 방출을 통보받아 미래가 불투명해진 석현준에게도 이번 대표팀 소집은 재도약을 하기 위해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가 됐다.

홍 감독이 경기 장면이 담긴 비디오만을 보고 발탁한 미드필더 김귀현(벨레스) 역시 어떤 돌풍을 일으킬지 예측하기 어렵다.

결국 김보경과 조영철, 지동원 등 핵심 공격자원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이들이 이름값만으로 붙박이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홍 감독의 대표팀 발굴작업은 K리그 2군까지 넓혀 계속될 예정이다.

주축 멤버들이 잠시 A대표팀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사이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경쟁자들은 그 틈을 뚫고 일약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올림픽 대표팀의 최종 명단은 6월 초순께 2012 런던올림픽 지역예선을 코앞에 두고 발표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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