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회기로 국립산림과학원 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에 참석,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산 개조론’이 적힌 수첩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열린 제25차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 참석, 도산 선생이 지난 1919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임시정부 내무총리 대리 자격으로 강연한 ‘강산 개조론’ 일부 내용을 낭독하는 것으로 인사말을 갈음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도산 선생이 90년 전에 산림녹화와 강의 개조를 얘기한 건 선각자다운 것이다. 이는 새삼 누가 반대할 일도 아니고,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강산 개조론을 인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그간 '4대강 살리기' 사업의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강산 개조론을 인용해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9년 1월 시장·군수·구청장 등 전국의 기초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한 국정설명회에서 4대강 사업과 연관 지어 도산의 강산 개조론을 얘기한데 이어, 같은 달 광주·전남 지역 업무보고에서도 ‘영산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도산은 저서에서 강을 살리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해 3월 국무회의과 11월 정운찬 당시 국무총리가 대독한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 그리고 최근엔 작년 12월 국토해양부의 올해 업무보고에서 각각 강산 개조론이 등장했다.
물론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측에선 그간 “이 대통령이 ‘자연을 보존하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강산 개조론의 참뜻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날 이 대통령의 강산 개조론 인용은 이미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4대강 사업보다는 산림녹화를 포함한 전반적인 국토정비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방명록에도 "숲은 우리의 희망입니다"고 적었다.
산림청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세계 산림의 해’를 맞아 △산림의 가치제고 △건강자산 활용 △산림산업육성 △국제 산림협력 강화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산림행정을 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토해양부는 인구 30만명 이상의 지자체는 의무적으로 경관계획을 수립하고 사회간접자본(SOC) 시설과 대규모 개발 사업은 의무적으로 경관심의를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도시 경관이나 국토 공간을 새롭게 한다는 게 자칫 규제 강화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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