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지난 한해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점과 인력을 충분히 확충한 만큼 '새 선장'을 맞아 어느 때보다 치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대출자산 확대 및 수신 확충을 올해 영업목표의 키워드로 꼽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출 자산을 줄이고 은행의 건전성을 크게 높여 올해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은행의 예수 기반이 탄탄한 점도 이 같은 판단에 일조했다.
우선 신한은행은 지난 한해 단계적인 영업망 확충을 통해 전년보다 26개 늘어난 952개의 영업점포를 갖추게 됐다. 인력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1만300여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1만827명으로 500명 가량 늘었다.
또 영업점 효율성지표를 신설해 지점의 경영성과 평가 지표(KPI)에 반영키로 했다. 실적을 매월 관리했던 월별관리제도도 폐지하고 영업판매 캠페인을 모두 합쳐 1년마다 영업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한해 15개의 신규 점포를 개설하며 본격적인 영업대전을 준비했다. 지난해 민영화 이슈로 영업활동에 매진하지 못했으나, 이번에 CEO 인선을 모두 마무리 하고 본격적인 영업 레이스에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이순우 신임 우리은행장은 지난 22일 내정 직후 "역점과제인 우리지주의 민영화와 리딩뱅크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영업력 확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영업 효율성 제고를 위해 대규모 희망퇴직과 영업점을 통폐합을 실시한 만큼 올해는 본격적인 현장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인수·합병(M&A) 문제 때문에 구체적인 영업확대 계획을 짜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하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와는 별개로 영업 확대에 올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IBK기업은행·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등도 은행 간 영업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들 은행은 민영화에 따른 제1 생존전략으로 '수신기반 확충'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산업은행은 개인영업 및 마케팅 강화, 상품개발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24개의 영업점을 추가로 문을 열고 개인 고객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돌입했다. 산업은행 역시 조직내 핵심 인재를 개인영업본부에 집중시켜, 각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골몰하고 있다.
이 같은 국책은행들의 전향적인 자세에 기존의 시중은행들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워낙 강하게 치고 들어와 상품 개발이나 영업전략 쪽에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올 한해 개인 고객을 잡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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