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까임세대'… 시련은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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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2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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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취업도 어려운 마당에 정부는 왜 자꾸 신입사원 연봉을 깎으려는 지 모르겠어요. 학자금 대출도 상환해야 하는데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대학원 졸업 후 1년 동안 금융회사 취업을 준비한 이준영(29, 가명)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공공기관 신입사원에 대해 개별 연봉제 도입을 준비 중이란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신입사원을 포함한 공공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개별 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개별 연봉제란 신입사원이 취업하고자 하는 공공기관에 희망 연봉을 제시하면 공공기관이 개인의 역량 및 경력 등을 고려해 개인별로 보수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존 직원과는 별개로 새로운 보수 체계가 도입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상은 공기업 신입사원의 초임을 낮춰 중장기적으로 공공기관의 연봉을 하향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 공기업의 임금을 낮추고 효율성 제고를 방안을 추진했다.

문제는 '고통분담'의 책임을 신입사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

정부는 극심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신입사원의 임금을 낮춰 고용을 늘리는 '일자리 나누기(잡 셰어링)' 정책을 도입했다.

잡 셰어링 실시로 은행권 신입사원의 연봉은 20~30% 가량 줄어든 2000만원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은행의 신규 채용 인력은 예년 수준에 그쳤으며,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대부분 인턴사원 등 일회성 인력을 뽑는 데 쓰였다. 정부의 정책이 실효를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서 정부가 개별 연봉제를 도입해 또 다시 신입사원들의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신입사원에 대한 개별연봉제 도입은 초임 삭감에 이어 신입사원을 두 번 죽이는 정책"이라며 "경제난 속에서 실업난에 몰린 청년의 약점을 쥐고 일방적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직자들의 반발도 빗발치고 있다. 정부와 정당,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정부가 잡 셰어링에 이어 개별 연봉제를 도입해 신입사원 및 구직자를 괴롭히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고연봉 직종으로 분류되는 금융권과 공공기관을 타깃으로 삼고 있어, 금융권에서는 신입사원을 '까임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입사원과 기존 사원들 간 연봉 및 급여산정 체계에 형평성이 결여될 경우 세대 간 빈익빈 부익부에 따른 갈등만 심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인재들이 민간 기업으로 이직해 앞으로 공공기관의 조직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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