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3월 소비자물가는 배추와 마늘, 파 등 농산물이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5%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개인서비스 요금과 외식비도 크게 증가해 상승폭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특히 정부는 4월 봄배추가 출하하면서 농산물 가격은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지만, 당장 3월 소비자물가에는 영향을 미치치 못하기 때문이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대비 17.7%, 공업제품은 5.0%, 서비스는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수산물 가운데 배추는 94.6%, 파 89.7%, 마늘 78.1%이 눈에 띄게 상승했고 공업제품 가운데 금반지는 19.9%, 등유는 19.3% 늘었다.
개인서비스 중 삼겹살과 돼지갈비(이하 외식비)는 각각 11.3%, 11.1% 올랐다. 유치원비는 6.0%, 미용료는 5.2%, 공동주택관리비는 3.8%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전월대비 0.8%, 전년 동월대비 3.0% 상승했다. 외식비 상승률은 3.5%(전년 동월비)로 2001~2010년 2월 평균치 3.0%에 비해 0.5% 올랐다.
외식비는 지난해 9월 2.2%에서 12월 2.1%로 소폭 감소했다가 올해 1월 2.5%, 2월 3.5%로 급등 반전했다.
특히 정부는 외식비와 개인서비스 요금이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더욱 키울 것으로 보고 집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외식비와 이·미용료 등 개인서비스 요금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전체 물가에 기여하는 정도를 뜻하는 가중치도 개인서비스가 34.4%, 농축수산물이 8.8%, 석유제품이 5.4%를 차지한다. 여기에 학원비와 유치원비까지 합치면 그 비중은 40%를 상회한다.
재정부는 최근 행정안전부와 함께 충청, 영남, 호남, 수도권 등에서 음식업, 제과업, 목욕업, 세탁업, 숙박업, 이미용협회 등 직능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전체 물가상승세를 주도하는 서비스물가를 잡기엔 역부족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따라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유동성도 풍부해 수요증가와 맞물려 기대심리 확산되고 있다"며 "근원물가나 외식비 등이 상승하는 움직임도 이러한 수요압력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시내 유명 헤어샵과 목욕탕, 헬스클럽, 찜질방 등은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헬스클럽(찜질방 공동 운영) 주인은 "물가상승 압력이 이제는 서비스업종에까지 달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며 "찜질방과 목욕탕도 같이 운영하다보니 기름값과 물 사용료를 빼면 남는게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월과 2월 자장면과 짬뽕, 이발요금과 목욕료 등 개인서비스 요금도 소폭 올랐고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뿐 만 아니라 지방의 개인서비스 요금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지자체와 관련협회와 함께 서비스물가 안정화를 위해 공동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5일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고 "관계부처가 수도권뿐만 아니라 충남, 영남, 호남과 간담회를 갖고 외식비와 이·미용료 잡기에 나섰다”며 “개인서비스가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에 달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안정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국내외 가격차가 큰 품목을 중심으로 리스트를 만들고 원인을 분석하는 등 가격차를 줄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소비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생필품은 분기별로, 공산품은 반기별로 점검하겠다”며 “국내 가격이 해외가격보다 더 비싼 유모차와 아동복은 지난 1월부터 할당관세를 적용해 들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모차는 앞으로 6개월간 무관세로, 아동복은 기존 13%에서 8%를 적용키로 했다.
한편 정부는 학원비를 공개하고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는 등 사교육비 안정화 의지도 내비쳤다.
임 차관은 "학원법 개정안을 통해 학원간 가격경쟁을 촉진,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며 "유치원도 정보공개를 통해 학부모의 선택권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보육료의 상한선을 시·도지사가 정하도록 했고 특히 학부모가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특별활동비를 중점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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