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27일 중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중국은 북한에 대한 지원 정책과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을 조화시키려고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날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 비핵화 관련 국제세미나 도중 언론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의 대북지원 정책이 성공할 지 의문이며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의 지위와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어 "중국이 경제적으로 지나치게 북한을 돕는 것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을 심화시킨다"며 "이것이 중국에는 이익이 되지만 6자회담에 이익이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도록 모든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중국이 6자회담에서의 역할과 대북정책을 적절히 조율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천안함 폭침사건을 두고 북한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은 데 대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6자회담 무용론에 대해서는 "6자회담에서의 문제는 메커니즘이 아니라 북한이 정말 핵을 포기할 준비가 돼있느냐는 것"이라며 "6자회담은 매우 유연한 구조이며 다양한 일을 성취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유용성을 강조했다.
힐 전 차관보는 그러나 "몇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는 것을 반대한다"며 "북한이 6자회담에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고 다른 결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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