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KT&G의 중국 인삼시장 진출과 관련, 시장 타깃은 물론 영업전략 측면에서도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모가 자식의 밥그릇을 뺏는 꼴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인삼공사가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음을 감안할 때 KT&G측이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인삼 판매를 강행할 계획임을 밝힌 것은 '신규시장 개척'이라는 미명 아래 자회사 길들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도 KT&G의 중국 인삼시장 진출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실제로 노무라증권은 "중국 인삼 영업이 수익을 내기 전까지 중국에 투자하기로 한 1700억원 규모의 투자금액을 현금으로 보유한다면 향후 5년간 425억 원의 이자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다"며 "2016년까지도 의미 있는 이익 기여를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삼 시장에 투자하지 않고 차라리 이 돈을 은행에 예치, 425억 원의 이자 수입을 받는 게 더 좋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KT&G 측은 정관장의 프리미엄 시장과 KT&G의 저가 중국인삼 가공 사업은 마케팅 타깃부터 다른 사업이고, 현지화를 통한 인삼 최대 내수시장이자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에 직접 진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반박했다. KT&G는 또 한국인삼공사 유통망과 별도로 자체적인 네트워크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KT&G의 반박은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 김용철 사장이 지난 2월 중국 심천 지사를 설립할 당시 "백화점과 공항 면세점, 홈쇼핑 입점 등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매년 20∼30개 판매점을 열어 5년간 중국에서 100개의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보할 것"이라는 발표와 비교된다.
이처럼 모회사와 자회사간 경쟁 구도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CEO들의 자존심 대결'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민영진 KT&G 사장과 김용철 한국인삼공사 사장은 지난해 2월 동시에 취임을 했고,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양측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회사 수장인 민영진 사장이 김용철 사장보다 3년이나 후배지만 경력이 더 화려하고 특히 '담배와 인삼의 달인'으로 평가받고 있기때문에 포화상태에 달한 담배 시장보다 인삼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민영진 KT&G 사장이 지난해 2월 취임 당시 경영전략을 "담배 인삼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순간부터 '모회사의 자회사 밥그릇 뺏기'는 시작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 KT&G 측은 "정관장의 프리미엄 시장과 KT&G의 중국인삼 가공사업은 마케팅 타깃부터 다른 사업"이라며 "현지화를 통해 인삼의 최대 내수시장이자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항변했다. 민영진 사장의 취임 당시 '인삼'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모회사 CEO가 자회사 경영에 일정 부문 조언할 수 있다"며 "모회사와 자회사 CEO 간의 실적 다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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