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져 발전소 신설을 아예 중단하거나 현재 검토중인 사업도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원자력 안전대책을 더 강화할 가능성도 높아져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 상황에 각 전력회사들은 머리를 싸매고 있다.
◇ 대폭적인 계획 수정 = 일본 주부(中部)전력의 미즈노 아키히사(水野明久) 사장은 지난 주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즈오카현에 있는 하마오카(浜岡)원전 6호기의 착공을 당초 예정했던 2015년에서 1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인해 안전대책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4호기에 사용후 핵연료를 재이용하는 ‘플루서멀 발전(發電)’계획도 2013년 이후로 연기했다.
미즈노 사장은 “에너지 안전보장 및 지구환경보전의 관점에서 (원전의) 중요도는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대 경영 목표였던 원전 추진계획을 대폭 수정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도쿄전력 원전 사고로 주고쿠(中國)전력은 야마구치(山口)현에서 계획중이었던 가미노세키(上関) 원전에 관해 지역주민에게 설명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매립 등 조성공사를 일시중단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24일 1월에 착공한 아오모리(青森)현의 히가시도리(東通)원전의 건설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이와모토 다케오 도쿄전력 대변인은 2019년 완공 예정인 히가시도리 원전 2호기 건설과 함께 내년 착공 예정인 후쿠시마 제1원전 7호기와 8호기의 건설계획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간사이(關西)전력은 지난해 11월, 가동한지 40년이 넘은 미하마(美浜) 원전 1호기의 후속기 설치 조사를 중단했다.
◇ 54기중 19기 검사중 = 13개월에 한번 정기검사를 위해 가동을 정지하고 있는 원전의 재가동도 어려운 상황이다.
가에다 반리(海江田万里) 경제산업상은 25일 각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발판삼아 정기검사를 위해 정지중인 원전의 안전기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이번주에도 공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가에다 반리 경제산업상은 “안전확보를 위해 재 가동 시기가 왔다고 해도 가동시킬 순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 내 원전 54기중 19기가 검사중이다. 이 가운데 호쿠리쿠전력은 시카(志賀)원전 1, 2호기의 가동 재개를 미룰 방침이다. 또한 규슈전력도 정기검사로 정지중이었던 겐카이(玄海) 원전 2, 3호기의 재가동을 연기 한다.
재개 날짜에 관해 규슈전력의 마나베 도시오(真部利応) 사장은 “명확한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의 방침이 나온 뒤 그때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고로 인해 원자력 발전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이에 원자력에 의존한 에너지 정책이 큰 전환을 맞을 가능성도 있어 각 전력회사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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