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해 위안화 절상이 가속화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수출은 늘어났지만 그 만큼 환차손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실적보고서를 발표한 중국 상장기업 900여개 중 환차손익이 발생한 곳은 모두 671곳. 이 중 환차손을 입은 업체는 약 70%로 482곳에 달했다.
또한 기업 671곳에서 입은 전체 환차손액은 13억9300만 위안(한화 약 2366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억7900만 위안, 2009년 6억5500만 위안을 훨씬 초과한 액수다.
특히 중국 석유 메이저 업체 중 하나인 페트로차이나가 가장 큰 손실을 입었다. 지난 해 페트로차이나 환차손액은 전년 7억8300만 위안보다 50%가까이 늘어난 11억7200만 위안에 달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지난 해 캐나다 달러가 미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자원사업 투자 중 빌린 외화대출에서 환차손이 발생한 것이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페트로차이나가 아무리 막대한 환차손을 입었다고 해도 손실액은 순익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평가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지난 해 순익이 무려 1399억9000만 위안(한화 약 23조7000억원)에 달했다. 환차손 피해 규모를 다른 여타 상장기업과 절대적으로 비교해 따질 수 없는 수준이다.
이밖에 메이디(美的) 가전 역시 수출이 증가하면서 환차손을 입었다. 메이디 가전은 지난 해 약 2억3100만 위안의 환차손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9605위안보다 약 1.4배 늘어난 액수다.
메이디 가전은 “수출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환율이 요동치면서 환차손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메이디 가전은 해외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늘어나 205억7800만 위안에 달했다.
이밖에 중싱(中興) 통신, 중국 국제해운컨테이너그룹(中集集團) 역시 모두 수출량 증가로 환차손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이난항공은 지난 해 총 3억7100만 위안 규모의 환차익을 거둬들이면서 위안화 절상의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하이난항공은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 위안화 절상, 위안화 국제화 등에 힘입어 당분간 위안화가 미 달러에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는 향후 자사가 구매조달 비용, 금융비용을 낮춰 수익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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