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가공식품…일본발 원전 공포 확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3-31 15:2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소스·과자 등 일본산 수입 대형마트 "어찌할지 결정못해"

30일 낮 노량진 수산물 시장은 손님이 거의 보이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다. 노량진 수산물시장 관계자는 수산물 섭취를 아예 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일본발 식품 공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에 대한 공포감은 전체 수산물, 가공식품 등으로 퍼지고 있다.

방사성 물질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30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본산 생태는 230개 박스만이 거래가 됐다. 사흘 전인 26일 거래물량(402박스)에 비하면 절반에 가까운 물량만이 거래가 된 것이다.

일본산 생태의 경우 3월이 가장 출하량이 많을 때라 예년 같으면 많게는 1200~1300박스가 거래됐겠지만, 현재는 일본에서 오는 물량도 200~400상자로 줄었을 뿐더러 방사능에 대한 공포로 수요도 많지 않아 거래량이 급격히 줄었다는 것이 노량진 수산시장 측의 설명이다.

가격도 뚝 떨어졌다. 지진 직후 한 박스당 7~8만원까지 올라갔었던 일본산 생태는 며칠 새 3~4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다만 거래량이 200개 대로 줄어든 30일만이 5~6만원 선에 거래됐다.

방사능 유출로 조성된 공포감은 수산물 자체를 먹지 말자는 주의로 확산되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일본산 횟감의 비중이 적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도매상의 하루 매출은 평균 5000~6000만원 가량 줄었다. 소비자들이 수산물 자체를 회피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노량진 수산물시장 관계자는 “일본산 명태, 갈치뿐 아니라 수산물 자체를 꺼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 발길이 뚝 끊겼다”며 “노량진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일본, 동해안산은 극히 적고 서해안, 남해안산 생선이 대부분이어서 방사능 물질과는 무관하니 안심하고 먹어달라”고 당부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자 대형마트에서는 이미 일본산 수산물을 추가로 들여오지 않고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 수입한 수산물임을 강조하거나 원산지 표기를 세부화하는 등 대책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은 수산물뿐 아니라 일본산 공산품과 가공식품 등에 대한 공포로 번져가고 있다. 방사성 물질인 세슘 같은 경우는 반감기가 30년으로 육류나 생선, 유제품 등을 통해 체내에 축적될 경우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본산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들도 향후 수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금은 비축해둔 물량을 판매하고 있어 매출에 이상은 없지만, 향후 소비자들이 원전 피해를 우려해 점차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본산 가공식품으로 소스, 과자, 술 종류 등을 팔고 있는데 비축해둔 것은 3개월치 정도”라며 “추가 물량 확보와 수입 시기는 일본의 원전 피해 복구 상황을 살펴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마트들도 비축분을 판매완료한 이후의 대책에 대해서는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장 일본산 제품 수입이 급한 것은 아니어서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는 현재 일본산 수입 전면 중단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상품을 직수입해 판매하는 업체들은 검사 후 들여오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에서 카레를 수입·판매하는 농심 측은 “농심 제품 중에서 일본산 원료를 사용해 만드는 것은 없다”면서도 “바몬드카레 같은 경우는 수입시에 검사를 하고 들여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제품은 계속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방사능이 일본 전역으로 퍼진다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수입이 전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가공식품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 미만이라 수입을 중단해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