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희 서울옥션 홍콩법인 예술고문/ 갤러리 문 대표 |
올 초부터 서울옥션 홍콩법인 예술고문으로 활동하는 박철희(38) 문갤러리 대표는 "중국미술은 중국본토 컬렉터들이 대거 등장, 중국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동시에 구매하고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후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세계미술시장을 뜨겁게 지피고 있는 중국 미술시장 한복판 베이징에서 갤러리와 한국 작가지원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4월 16일까지 대구 리안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스타작가 우밍중 개인전에 참석차 한국에 들어온 그는 "중국의 작가들 또한 싱가포르, 뉴욕, 독일 러시아 등에서 전시를 하며 세계미술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밍중과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을 돌아봤다는 그는 중국작가들 또한 자국의 문화를 폭넓게 조망할 수 있는 미술관급 전시를 선호한다고 했다.
중국작가들의 자부심은 대거 등장한 자국 컬렉터 때문이라고 했다. 박 고문은 "6~7년전 중국현대미술품은 외국 컬렉터들에게 팔리고 작가들 후원도 많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지우창 허거정등 예술특구 스튜디오에 입주한 작가들의 태도도 많이 변했다고 한다. "이전엔 영어를 못해 말을 안했는데 이제는 다른 나라 작가들에게 영어로 얘기하지 말고 중국말로 말하라"고 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고 했다.
중국미술시장에서 블루칩작가들이나 차세대 스타작가들은 300평~2000여평이 넘는 작업실을 가지고 있어 대규모 미술관이나 세계적인 화랑들에서 전시개최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작업실이 거대한 만큼 작품크기 또한 대부분 500호~1000호가 넘어서 규모가 작은 한국 화랑에서 전시는 이젠 힘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박 고문은 "중국경제가 발전하고 한해 200억~4000억정도 미술품을 사들이는 컬렉터들이 등장하면서 미술품시장에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며 "이미 중국현대미술 시장은 장샤오강 쩡판즈에 이어 차세대 작가들을 발굴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컬렉터가 아트펀드를 운영하면서 작가들을 키우고 있을 정도"라며 "현재 중국 현대미술 차세대로 우밍중 펑정지에 장비아오 허션등이 대표적인 작가로 꼽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광주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등 이미 한국에서도 작품을 선보인 작가들이다.
한국에서 '중국미술 전문가'로 유명한 박 고문은 2002년 중국 베이징에 서예학 박사과정으로 유학왔다가 중국미술시장에 눈을 떴다.
미술시장이 커지겠다 싶어 2006년 3월 베이징 예술특구 지우창에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갤러리 문'을 오픈했다. 이후 이곳엔 아라리오, 표갤러리등 한국갤러리들이 들어섰다.
지우창 스튜디오에는 위에민준 펑정지에 허션등이 있었다. 5년전만 해도 그들은 유명하지않았다. 작업실에 놀러가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친분을 쌓게됐다. 지금은 격의없이 지내며 그가 기획하는 전시에는 두말없이 작품을 출품할 정도다.
5~6년전 물밀 듯 한국화랑들이 중국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갔지만 박 고문은 여전히 베이징에서 갤러리와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중국에 완전 정착했다.
2007년 예술특구 허거정에 마련한 스튜디오는 강남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한국작가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스튜디오에는 박병일, 신창용등이 왔다갔고, 현재 서양화가 권진수씨가 작업하고 있다.
박고문은 "한국미술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미술시장에서 인지도가 낫다"며 "서점에는 한국현대미술작가들을 소개해는 영어책자도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한때 베이징 798예술특구등지에 한국화랑들이 20여개 넘게 진출했지만 대부분 철수했고 지금은 겨우 1,2곳만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지화전략 없이 무조건 덤벼든 것이 실패원인이라고 했다.
박고문은 "중국미술시장이 너무 커져 이젠 진입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중국을 얕보고 장사속으로만 접근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며 " 중국은 관계(관씨)를 매우 중요시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중국 현지화에 맞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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