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은 4일 “차별화된 지역 브랜드와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는 구전자원 발굴을 위해 서천 황새마을, 옥천 장수마을, 경주 장사마을 3개 마을의 이야기를 조사해 만화, 악보, 이야기 지도,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서천 황새마을에서 발굴한 대표 구전자원은 ‘도둑잡은 황새이야기’이다.
‘나무꾼 부부가 노인에게서 산 황새로 도둑을 잡고 도둑이 개과천선했다’는 이야기로, 스토리텔링을 통해 재미있는 만화로 제작됐다. 또한 예부터 마을의 들판에 황새들이 많이 날아들어 ‘황새들’이란 지명이 유래된 것과 연계해 황새옷을 입고 황새걸음으로 달리는 ‘황새들 달리기 대회’란 체험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옥천 장수마을에선 90세가 넘는 할머니들이 어렵사리 기억해 낸 동애따기, 아라리, 만고강산유람 등 동요·민요·판소리단가 29곡을 채록해 악보로 제작했다.
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 중 ‘속리산의 일부가 큰 물난리로 떠내려 오면서 생긴 법주사와 현명한 현감의 세금이야기’를 다룬 ‘상춘정 이야기’도 만화로 엮었다.
경주 장사마을에서 찾아낸 대표 구전자원은 ‘한지 안 뜨려다 시집와서 다시 한지 뜬 처녀이야기’다.
‘어릴적부터 힘들게 한지를 떠서 시집은 절대 한지 뜨는 집으로 안 가겠노라고 다짐했던 처녀가 시부모에게 속아 결국 한지를 뜰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역시 스토리텔링을 통해 재미있는 만화로 펴냈다.
또한 체험프로그램으로 마을의 장전(손바닥 만한 밭)에서 재배한 채소를 장에 내다팔기 위해 넘었던 마을의 어묵고개와 연계해 ‘어묵고개에서 채소 지게 지기’란 놀이도 만들었다.
이 밖에 각 마을마다 하천, 다리, 나무, 숲 등의 지명 속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수록해 지도로 만든 ‘이야기 지도’도 개발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조사·발굴한 3개 마을의 다양한 구전자원 사례를 비롯해 구전조사 요령, 스토리텔링 방법, 구전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 등의 내용을 담아 총 300여 쪽 분량의 ‘구전자원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농진청 농촌환경자원과 김미희 연구관은 “구전자원은 지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닌 자원”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구전자원의 조사ㆍ발굴을 통해 다양한 문화ㆍ관광ㆍ체험 콘텐츠가 개발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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