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아픈 마음 “심리카페 ‘홀가분’이 덜어줘요”

  • 현대인의 아픈 마음 “심리카페 ‘홀가분’이 덜어줘요”

심리카페 홀가분 전경.


(아주경제 이낙규 기자)  “우울하다. 가슴이 답답하다. 마음이 아프다.” 

요즘 들어 이렇게 하소연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각박한 현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경쟁사회에서 긴장의 끈을 놓기란 쉽지 않다.

감기에 걸리면, 다리가 부러지면 당연히 병원을 찾지만 마음이 상처받으면 병원가기가 왠지 부담스럽다. 

감기나 외상으로 인한 병원 출입은 이해할 수 있으나 마음의 상처로 인한 병원출입은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따가운 시선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 눈치 보며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는다면 마음의 상처는 더욱 깊어만 갈 뿐이다.

'오늘의 기분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카페
 입구앞 컴퓨터.
여기 마음의 상처 때문에 병원을 가고 싶지만 이마저도 눈치만 보는 사람들에게 걸맞은 장소가 있다.
 

자신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심리카페, 홀가분’이 그곳이다.내가 찾은 ‘심리카페, 홀가분’은 강남 압구정동 주택가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다. 

붉은색의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진 주택가에서 독특한 보랏빛 빗살무늬 건물이 눈에 띈다.

얼핏 보면 가구점처럼 느껴지는 1층을 지나 심리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한 공간인 지하로 내려가면 모던하면서도 편한한 분위기의 카페가 나타난다.

카페에 들어서기 전에 카페 입구에 놓여있는 컴퓨터에서 간단히 ‘오늘의 기분지수’를 측정한다. 

5분도 안돼는 짧은 시간에 검사를 마친 후 컴퓨터에서 제시하는 7가지 마음(활기, 행복, 평온, 분노, 불안, 우울, 혼란)을 나타내는 이미지 2개를 꺼내 하나는 오늘의 방문자들의 기분을 볼 수 있는 ‘오늘의 기분 기상도’ 게시판에 붙이고 나머지 하나는 자신이 앉는 자리 위 테이블에 놓인 철재 책꽂이에 붙인다.

자리에 앉으면 ‘오늘의 기분지수’와 걸맞은 음료를 추천하지만 꼭 그 음료를 마셔야 되는 것은 아니다.10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하면 음료 외에 ‘심리궁합’, ‘관계증진 게임’, ‘집중력 트레이닝’ 등의 심리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심리궁합’은 나의 입장에서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동일한 질문에 답을 체크하고 의견을 상호교환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심리 프로그램이다. 

최근 의사소통이 예전 같지 않거나 갈등의 빈도수가 높아진 부부나 연인에게 강력 추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퀴즈를 통해 서로의 관심도를 체크하고 친밀함을 증진시키는 ‘관계증진 게임’ 프로그램과 뇌파측정 기계를 통해 게임형식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주의력을 강화시키는 ‘집중력 트레이닝’도 있다.

하지만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보다 심층적인 심리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어릴 적 상처로 인하여 현재까지 고통 받고 있은 분들이라면 ‘핵심감정 찾기’ 프로그램을 권한다. 

내 마음 속 첫 기억을 더듬으면서 그 시설의 ‘어린 나’를 생각하고 그 때의 자신의 모습을 색색 깔의 점토로 빚고 글로써 감정표현을 하면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내 삶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핵심적인 감정을 찾을 수 있다.

비록 그 핵심감정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명확한 해결책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핵심감정을 알게 됨으로서 자신의 삶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문제에 대해 작은 실마리 찾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전과 다른 객관적 시각으로 자신의 삶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 직장이나 동호회, 각종 모임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심리회식’,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패턴을 검사하고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자신과 상대방의 특성을 이해하는 ‘나-타인 관계유형’ 등도 있지만 모든 서비스를 전부다 이용하려면 며칠은 카페출입을 각오해야 한다. 

그만큼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끝으로 유념해야할 사항은 이곳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전문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전문적인 치료를 원한다면 가까운 정신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카페 이용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며 주차장이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인터넷 카페 http://cafe.naver.com/holgaboon을 참조하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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