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선넘은 계열사 밀어주기...그들만의 ‘동반성장’

  • -오너일가 지분보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가외수익<br/>-해당부분 중소기업들 일감 부족에 고사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최근 동반성장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재벌기업들의 자기 식구 챙기기가 계속되면서 오히려 중소기업들이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고 잇다. 여기에 오너일가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계열사에 일감이 몰리면서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이들 계열사와 경쟁을 하고 있는 독자기업 및 중소업체들은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가 이어지면서 매출 급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자산순위 30대 그룹 중 총수 자녀가 대주주로 있는 20개 비상장사의 총매출 7조4229억원 가운데 계열사 매출은 3조4249억원으로 전체매출의 4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렇게 얻은 수익은 과도한 현금배당 등을 통해 오너일가에게 대물림됐다. 비상장사인 현대엠코는 지난해 순이익 673억원 가운데 74%인 500억원을 주주들에게 현금배당금하기로 했다. 통상 상장 대형건설사의 배당성향이 15% 안팎임을 감안하면 5배에 달하는 배당을 지급한 것.

그리고 500억원 가운데 125억3155만원은 현대엠코의 최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돌아간다. 매년 100억원 안팎의 현대엠코 배당을 받게 되는 정 부회장은 이 같은 자금을 경영권 확보에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도 삼성에버랜드·삼성SDS·서울이동통신 등 비상장 계열사의 현금배당으로 총 52억원 가량을 챙겼다. 삼성전자 보유지분 84만 403주에 대한 배당도 84억원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역시 삼성에버랜드·삼성SDS의 지분에 대한 배당수익으로 각각 11억원 이상의 배당수익을 거뒀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석유화학 지분 33.2%를 갖고 있어 별도로 33억여원을 배당받는다.

과거 재벌그룹들의 수직계열화는 기반이 약했던 한국산업의 발전이 되는 버팀목이 됐다. 예를 들어 삼성은 삼성전자 완성제품 부문에 반도체·LCD 부품부문, 삼성LED·삼성전기·삼성SDI 등의 부품경쟁력이 시너지를 냈다. 여기에 삼성물산의 해외 정보수집 및 유통망 확보, 주요사업장 건설, 삼성SDS의 내부 네트워크 시스템 설립 등을 통해 날개를 달았다.

빠른 성장을 위해 계열사 간의 단단한 협력이 이뤄지고 철통보안을 유지하면서도 빠른 경영판단 및 실행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ㅈ벌기업들은 해외 선진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한국경제 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이들 재벌 기업의 내 식구 몰아주기가 결국 편법적인 부의 세습과 관련 사업군 안의 중소기업 목조르기로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재벌기업들의 성장이 한국경제의 파이를 키웠지만 그 파이의 주인은 일부 기업으로 한정돼고 있는 것.

오너일가의 현금배당 수익 역시 빙산의 일각이다. 향후 이들 비상장 계열사들이 상장에 나서면 이들 오너일가들은 해당 계열사 경영에 힘을 보태지 않고서도 수천억원 이상의 상장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특히 상장시 유리한 조건을 위해 재벌그룹들의 비상장 계열사 몰아주기는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기획재정부는 최근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생기는 수익에 과세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그 기준이 모호해 이 같은 규제방안이 현실적인 제약을 갖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에 국내 중견 IT기업의 한 임원은 “재벌기업 가운데 대부분이 SI 등 IT 계열사들을 두고 이들에게 일감을 몰아주기 때문에 독자 기업들은 매출을 올리기 어려운 구조”라며 “중소기업 지원 및 이익공유 등은 고사하고 자유시장주의의 근간인 공정한 경쟁마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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