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율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영업활동 혹은 자본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을 사내에 쌓아두고 있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된 12월결산 10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할 수 있는 7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 말 현재 유보율은 1219.45%였다.
이는 2009년 말 유보율인 1122.91%보다 96.5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10대그룹 유보율은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올라 2004년 말 600%를 돌파한 데 이어 2007년 들어서는 700%대, 2008년 말엔 900%대에 올라섰으며 2009년엔 1000%를 넘어섰다.
유보율이 높으면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투자 등 생산적 부분으로 자금이 흘러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전체 이익잉여금에서 10대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57%에서 59%로 증가했다.
10대그룹 상장 계열사 자본금은 25조94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8% 증가한 반면 이익잉여금은 242조1624억원으로 23% 늘었다.
대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잉여금을 투자하지 않은 탓에 잉여금이 자본금의 12배를 훌쩍 넘어선 셈이다.
전체 상장사 626곳의 유보율도 746.38%로 700%를 넘었다. 1년 전보다 65.24%포인트나 상승했다.
유보율이 가장 높은 곳은 태광산업이었다. 이 회사 유보율은 2009년 말 3만1493.85%에서 3만6385.49%로 크게 증가했다. SK텔레콤도 2만9102.71%에서 3만739.60%로 3만%를 넘어섰다.
2만%대는 롯데제과, 1만%대는 남양유업, 롯데칠성음료, SKC&C, 영풍이다. 삼성전자의 유보율도 8100.41%에서 9358.63%로 늘어났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기업들이 전략적 안정에 치중하면서 유보율이 높아졌다”며 “선순환이 이어지려면 기업이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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