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보금자리주택의 용지가격을 상향하는 것은 현정부의 핵심적 주택정책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등 야당도 전셋값을 잡는데 이번 개정안이 전혀 도움이 안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마저 4월 국회에서 이 법안을 처리치 않고 논의해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5일 국회 국토해양위에 따르면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4일 위원회에 접수됐다.
과도한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일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은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80-85% 수준에서 공급할 수 있도록 용지가격을 조정하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또 개정안에는 ‘민간 보금자리주택’도 도입, 전용 60-85㎡의 중형주택 일부를 민간이 건설할 수 있도록 민간주택건설 사업자를 사업주체에 포함했다.
정 의원측은 “인근 시세의 절반에 공급된 강남.서초지구와 같은 ‘반값’ 보금자리주택이 대기 수요를 양산해 민간분양시장 침체를 불러왔다”며 “또 전셋값을 끌어올리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금난에 허덕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금자리주택 건설 차질도 막기 위해 정부와 당 정책위가 조율해 법안을 내게 됐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선 이명박 정부가 무분별하게 그린벨트를 해제해 보금자리주택을 보급하더니 이제는 포기하려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정부가 땅을 싸게 공급하다보니 주택값과 주변시세가 떨어지고 강남 등 ‘반값’ 주택이 가능한 지역을 제외한 대량 미분양 사태를 불러왔다”며 “이 개정안은 정부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청부입법’”이라고 못박았다. 특히 당내 서민대책특위는 이번 개정안은 당론이 아니라며 향후 철저하게 심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야당의 반발도 거세다. 민주당 우제창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개정안은 전셋값을 잡는 대안이 아니라 LH를 보조해주는 것일 뿐”이라며 “시중 전셋값의 70-80%수준으로 전세물량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금자리주택 가격이 낮아서 전세난이 온 게 아니라 분양을 늘리고 임대를 줄인 현 정부의 주택정책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한나라당 이종구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논란이 있는 만큼 이번 국회에서 개정안을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깊이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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