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현대화는 필요하지만 정체성 잃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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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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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북대 한옥 종합 기술지원 센터장 남해경 교수 인터뷰 -

남해경 전북대학교 한옥종합기술지원센터장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한옥의 현대화는 필요하지만 한옥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변종은 곤란 합니다. 제대로 된 한옥을 지으려면 한옥 전문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을 통한 양적·질적인 발전이 이뤄져야 합니다"

전북대학교 한옥 종합 기술지원 센터장을 맡고 있는 남해경(53) 교수는 한옥의 정체성 확립과 제대로 된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것이야 말로 한옥이 국내 활성화를 넘어서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25년간 한옥을 연구해 온 남 교수는 현재 한옥문화 계승과 현대화를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한옥의 현대화·세계화'라는 비전에 따라 800여 채의 한옥이 밀집돼 있는 전주 한옥마을 데이터베이스 구축, 기술 및 인력개발, 기업지원 사업 등을 통해 한옥의 국내 활성화는 물론 세계화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현대화를 명목으로 변질돼 가는 한옥의 모습을 지켜보는 그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남 교수는 "몇 년 전부터 정부와 지자체가 한옥의 보전과 진흥에 대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지원금과 상업성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약'보다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멀쩡한 집을 헐어 상업시설을 짓는가 하면, 주변과는 어울리지 않는 어정쩡한 형태의 한옥을 짓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의 활성화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체성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한옥 건립을 막기 위해서는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한옥 교육기관이나 국가적인 차원의 연구소 설립이 필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올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한옥설계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옥 건축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건축비와 대지 효율성 문제에 대해 "재료의 수급이나 공사방식 전환을 통한 공사비 절감은 한옥 현대화에 있어 중대한 과제"라며 "고층이 어렵고 장경간의 건물에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한계점 극복을 위해 철골을 비롯한 각종 보완재에 대한 연구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카자흐스탄이나 중국에서 온돌방식을 적용한 한국식 아파트가 인기를 얻는 등 이미 한옥은 외국인에게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한옥을 각국의 문화양식과 접목해 수출할 수 있도록 한옥을 현대화하고 산업화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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