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7월 주택법시행령을 개정해 150가구 이상 공동주택은 위탁관리업자를 선정할때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1㎡당 최저 가격(관리수수료)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도록 했다. 과거 주민투표를 통해 관리업체를 선정하자 입대회와 관리업체간 결탁비리가 끊이지 않아 정부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관리업체 능력과 상관없이 덤핑가격을 써낸 영세부실업체가 낙찰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권을 딴 영세업체들이 적자보전을 위해 입대회와 결탁, 관리업체에서 지급해야 할 관리소장, 경리 등의 인건비를 입주자회에서 대신 지급하는 편법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관리 최진희 팀장은 "위탁관리의 원칙은 위탁업체가 관리인이나 경리 등의 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며 "하지만 최저가 낙찰제 도입 이후 영세한 업체들이 낙찰받는 사례가 늘며, 관리자들의 인건비를 입주자회에서 대신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는 600여개의 주택관리업체가 있고, 이 중 500여곳이 자체 경영능력이 부족한 영세업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더불어 제도 도입 이후 관리업체들의 과당경쟁에 의한 저가입찰로 업체간 '추첨'을 통한 업체를 선정하는 사례마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최종업체선정 과정에서 입대회가 임의로 업체를 바꾸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어 '공정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관리업체선정 과정에서 동일한 금액의 위탁관리 수수료를 제시한 업체가 2개 이상일 경우 입대회는 '추첨'을 통해 최종 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부산에 있는 한 아파트는 지난달 2752가구를 관리할 업체를 선정하면서 1㎡당 관리수수료 '3원'을 제시한 11개 업체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결정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 입대회는 추첨으로 선정된 업체가 부실업체라는 이유를 들어 해당 업체를 탈락시킨 뒤 2순위 업체를 최종 관리업체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사례는 처음에 추첨을 통해 업체를 선정했는데 나중에 선정된 업체가 경비업체라는 것을 알고 부랴부랴 다른 업체로 바꾼 것"이라며 "1~100위까지 각 업체의 질이 천차만별인데 최저가를 써냈다는 이유만으로 추첨 기회를 주는 것은 공정한 업체선정에 무리"라고 말했다.
또 제도 도입 이후 각 업체들이 일감은 확보하면서도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무리하게 인력을 줄여, 수탁 아파트에 대한 관리 소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주택관리협회 김철중 사무총장은 "최저가 낙찰제를 도입하며 각 관리업체들이 덤핑 낙찰을 받은 이후 손실보전을 위해 소장과 경리 등의 인건비 등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결국 아파트 관리소홀로 이어져 주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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