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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로 풀어내는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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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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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줄의 경제학/한겨레 경제부 지음/어바웃어북 펴냄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최종면접에서 심드렁한 면접관이, 인사권을 주무르는 직장상사가, 뉴스를 보던 딸아이가 당신에게 딱 꼬집어 묻는다. “혹시 ‘양적완화’가 뭔지 알아요?”

“음, 그러니깐 양적완화란게…” 라며 호기롭게 열린 말문은 스르르 닫히고 만다. 양적완화, 양적완화, 양적완화, 양적완화…. 한 여름날 하염없이 우는 매미처럼 입가에서만 맴맴 도는 경제용어 하나가 당신을 한없이 작아지게 한다.

‘경제는 상식’이라는 말도 있듯이 경제는 더 이상 전문 영역이 아니게 됐다. 인터넷과 활자매체, 방송전파 등 실제와 가상을 넘나들며 수많은 경제용어들이 범람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어렵다. 결국 ‘경제가 곧 상식’인 시대에 경제는 일반인들을 ‘몰상식’한 사람으로 몰고 간다. 먹고 살기 고달프게 한 것만도 모자라 서민대중을 시대에 뒤쳐진 무식쟁이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일반인이 갖춰야 할 경제상식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 어디까지 알고 있어야 최소한의 품위 정도는 유지하는 것일까?

이 책은 경제평론가나 경제학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 어떤 경제용어든 한두 마디 정도로 설명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예컨대 “양적완화란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 돈을 더 찍어 시중에 푸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출구전략이란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 시중에 풀린 돈을 다시 회수하는 것”이다. 금리가 올라가면 받았던 대출이자 부담에 원금을 갚거나 대출을 꺼리게 돼 시중의 돈이 다시 은행으로 들어가는 효과를 노린다는 정책이 바로 출구전략인 것이다.

어떤 경제용어든 이 정도만 설명할 수 있다면 일단 최소한의 경제상식은 갖춘 셈이다. 아울러 이 ‘한 줄’만으로도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스마트한 사람이란 인상을 주기에도 충분하다. 하지만 수많은 경제용어를 모두 한 줄로 외우는 것 은 쉬운 일이 아니다.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한 줄의 경제학’은 궁금한 경제용어가 있다면 무조건 그 경제용어를 검색창에 가둬보라고 제안한다. 아무리 어렵게 느껴지는 말이라도 일단 검색창 안에 담기면 의미가 간결, 명료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검색창은 중언부언 늘어지는 문장을 꼭 필요한 단어 몇 가지로 조합해 준다. 물론 검색창 폭이 줄어들수록 용어 설명은 더욱 간결해진다.

예를 들어 ‘출구전략’을 검색창 안에서 설명하면 “금리인상을 통한 통화환수”라는 세 마디로 압축해 설명할 수 있다. 단지 검색창만 채웠을 뿐인데, 머릿속에만 맴돌던 어려운 경제용어들이 또박 또박 입 밖으로 걸어 나오게 된다.

이 책은 또 ‘100자 경제 리플’이라는 트위터 방식도 제안한다. 트위터는 140자로 소통하지만 이 방식은 100자 정도면 충분하다. 검색창에 가둔 용어 설명을 꺼내 100자 내외로 보충해 설명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리플(댓글)’ 기능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어떤 분야건 용어를 만들어 사용하는 궁극의 목적은 결국 원활한 의사소통에 있다. 이 책은 인터넷 시대를 대표하는 소통 방식인 ‘검색창’과 ‘리플’을 경제 분야에 활용하고자 한다.

저자는 전자기기의 작은 액정과 인터넷 검색창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에게 장황한 설명 방식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모바일 기기의 작은 프레임 안에서 경제의 핵심이 읽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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