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580억 쏟은 서울관광마케팅 '밑 빠진 독'

(아주경제 서진욱 기자) 서울관광마케팅이 2008~2010년 서울시로부터 지분 출자 100억원·마케팅 용역료 480억원, 총 580억원을 받으면서 3년 연속 자본잠식·적자를 지속했다.

지방자치단체·민간 합자 주식회사형 공기업인 이 회사 최대주주는 48.14%(100억원) 지분을 출자한 서울시다.

시 재정 효율화 차원에서 민자까지 들여와 세운 서울관광마케팅이 방만 경영으로 수년 안에 세수 손실을 수천억원대로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울관광마케팅은 2008~2010 회계연도 서울시로부터 마케팅 용역료 명목으로 479억6600만원을 받아 매출로 계상했다.

같은 기간 해마다 적자를 내면서 3년 사이 누적 순손실은 4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도 3년 연속 자본금을 밑돌면서 자본잠식이 지속됐다.

서울관광마케팅은 2008년 2월 설립 당시 서울시 외에 민간 부동산업체 시티드림(14.44%), 기타 일반 투자자(37.42%)도 출자했다.

이 회사가 서울시로부터 올린 매출은 2008년 74억3300만원에 이어 2009년 167억3500만원, 2010년 272억1900만원으로 해마다 늘었다. 3년 사이 증가율은 266.19%에 달했다.

서울관광마케팅 3년치 매출에서 서울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84.09%로 집계됐다.

급여나 수당, 복리후생비를 집계한 2010년 서울관광마케팅 판관비는 매출총이익 42억8900만원보다 120% 이상 많았다.

서울관광마케팅 인적구조를 보면 2008년 55명(임원12명ㆍ직원 43명)에서 2009년 85명(임원 13명ㆍ직원 72명), 2010년 임직원 115명으로 3년 사이 2배 이상이 늘었다.

올해에는 사업보고서 대신 감사보고서만 제출하면서 임원현황이 공개되지 않았다.

구삼열 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이 서울관광마케팅 대표이사다. 서울시 소속 등기이사로는 2009년 말 기준 최항도 경쟁력강화본부장, 문홍선 금융투자기획관, 최진호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정책협력관 3명이 있다.

한국관광공사(강광호)와 롯데관광개발(유동수), 한호건설시티드림(조정호), 앰배서더호텔(주명건), 신한금융투자(이우근), 한국무역협회(박종만), 서울시관광협회(남상만) 출신 전·현직 임원 7명도 서울관광마케팅 등기이사다.

숙명여대(박종만)·순천향대(최영민)·서울시법률고문(조건호) 출신 3명도 마찬가지다.

2009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서 첫 공개한 서울관광마케팅 이사 보수한도는 4억원이다. 이에 비해 같은 시기 중앙 정부 산하 공기업은 기관장 보수한도를 1억6000만원선으로 일괄 조정했다.

서울관광마케팅이 30% 지분 출자한 C사는 2010 회계연도 적자를 내면서 1억원 이상 지분법 손실을 발생시켰다.

C사는 서울 삼청동 청와대와 종로 서울역사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에서 레스토랑·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관광마케팅 관계자는 "금감원에 문의한 결과 사업보고서를 안 내도 된다는 답변을 받아 감사보고서만 낸 것"이라며 "현재 임원도 13명에서 6명으로 7명 줄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부업체에 서울관광마케팅에 대한 경영개선 연구용역을 맡겼던 결과가 최근 나왔다"며 "이를 검토해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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