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물가상승 압력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상품시장의 강세 기조도 한동안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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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ㆍ제프리CRB지수 추이 |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이날 30개월래 최고치인 배럴당 108.83 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유가는 장중 한때 배럴당 110 달러 돌파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는 5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3 달러를 웃돌았다.
금과 원유 등 19개 주요 상품 가격 추이를 반영하는 로이터ㆍ제프리CRB지수도 최근 한 달 반새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상품시장이 이처럼 강세를 띠게 된 데는 대규모 경기부양 조치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인플레 탓이 크다. 인플레 우려는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해온 아시아지역 신흥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날 "신흥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유가와 식품가격 상승세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지역의 정정불안과 일본 대지진 사태, 달러 약세 등 최근 불거진 악재들도 상품시장의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시장에서는 특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최근 '통화'로서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금이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CB가 금리를 올리면 유로화 가치가 뛰면서 달러화의 약세 기조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이날 중동지역의 정정불안과 아시아지역에서 심화하고 있는 인플레, 유럽 재정위기, 달러화의 약세 기조 등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상당하다며 금값이 향후 3개월 안에 온스당 1500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앤 라우어 트렘블리 BNP파리바 귀금속 애널리스트는 "연 평균 금값 전망치로 올해는 온스당 1500 달러, 내년에는 1600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며 "미국의 저금리 기조와 인플레가 맞물려 투자 수익 전망이 어두운 만큼 금값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금값이 내년 말 온스당 2150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제유가의 향방은 리비아와 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사태 추이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중동의 소요사태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시장에서는 비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셰이크 자키 야마니 전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소요사태가 사우디로 확산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고 300 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가 설문조사한 투자은행 애널리스트와 헤지펀드 매니저들도 브렌트유의 급등세는 잠시 진정되겠지만, 중동지역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올해 하반기에는 다시 배럴당 130 달러 선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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