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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백기투항'…유럽 재정위기 마침표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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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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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위기 확산 여부 등 전망 엇갈려

포르투갈 연내 만기 도래 국가 채무(단위: 10억 유로/출처: WSJ)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막대한 국가부채로 사면초가에 몰렸던 포르투갈이 결국 백기투항했다. 최근 벤치마크인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0%에 육박하면서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그간 고수해온 독자생존 노선을 포기한 것이다.

포르투갈이 오는 6월까지 해소해야 하는 부채만 70억 유로로, 전문가들은 포르투갈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해왔다.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6일(현지시간) 국영텔레비전에 출연해 급격히 악화되는 포르투갈 경제를 살리기 위해 유럽연합(EU)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며 구제금융 신청의사를 밝혔다.

의회 해산으로 총선이 치러지는 오는 6월 5일까지 과도 정부를 이끌고 있는 소크라테스 총리는 필요로 하는 자금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800억 유로(114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소크라테스 총리가 재정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마련한 긴축안이 부결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지난달 23일 이후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기 시작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5일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로 낮춘 데 이어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실 대변인이 나서 포르투갈이 엄격한 조건의 긴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브리지론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 이날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폴 도노반 UBS 글로벌헤드는 “금융시장에서는 포르투갈의 구제금융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며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은 포르투갈 정부만 제외하고는 모두가 예상해온 바”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구제금융 패키지가 7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괴될레에서 열리는 EU 재무장관회의에서 세부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오는 6월 총선 전에는 구제금융 패키지의 구체안이 가시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따.

데이비드 키블 크레디아그리콜 애널리스트도 “구제금융 풀패키지는 총선 이후에나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며 “포르투갈은 새 정부가 구성되는 오는 6월까지 브리지론을 먼저 신청해 긴급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이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재정위기의 향방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으로 위기가 일단락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스페인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툴리아 부코 유니크레디트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은 이미 재정적자를 감축하고 있기 때문에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 결정이 새로운 위기를 불러오진 않을 것”이라며 “시장은 이미 포르투갈의 구제금융을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위기가 스페인 등지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데이비드 블랜치플라워 미 다트머스대 교수는 “포르투갈의 문제가 해결되면 스페인으로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까지 더해져 스페인의 채무상환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스페인의 실업률이 20%가 넘고, 주택시장에는 변동금리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판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ECB의 기준금리 인상은 또 하나의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포르투갈에 이어 스페인도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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