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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었던 대형 PF시장에 '봄 기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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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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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천억원 규모 자금 조달 성공<br/>자산 선매각 방식 등에 관심↑

경기도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조성 예정인 복합상업시설 '에콘힐(파워센터)' 조감도. 토지 가격이 감정가의 103% 정도로 저렴하게 책정돼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 총 4400억원에 이르는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세계 금융위기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 봄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일부 사업을 중심으로 속속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건설사의 지급 보증에만 의존하는 기존 PF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자금 조달 방안이 등장해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용산역세권, 자산 선매각 방식 PF 성공

총 31조원의 사업비로 투자금액 기준 단군 이래 최대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건설 투자자의 지급 보증 대신, '자산 선매각'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건설사에게만 사업 위험을 떠 넘기는 대신, 미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지난해 4조5000억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타워를 한국철도공사가 매입하기로 한데 이어, 미래에셋금융그룹이 2318억을 투자해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지어지는 국내 최고급 수준의 6성급 호텔을 선매입키로 함에 따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비록 드림허브의 최대 출자사인 코레일(25%)과 7위인 미래에셋(4.9%)이 투자한 것이지만, 지난해 8월 사업에서 손을 뗀 삼성물산을 대신할 건설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자산 선매각 방식은 해외 투자자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이미 세계적인 부동산 펀드 회사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상업 및 오피스 시설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며, 다른 주요 시설에 대해서도 해외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자산 선매각 방식은 건설사의 지급 보증에 의존하는 방식을 벗어나 자금조달에 대한 근본적 해법을 제시했다"며 "이번 호텔 매각 성공으로 사업성을 크게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는 다른 투자자에게도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대부분의 PF 사업이 건설사의 지급 보증에 의존하고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형 PF 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폐지하고, 토지 대금 납부 방식을 바꿔 주는 등 사업성 개선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수원 광교 에콘힐, 사업성이 관건

경기도시공사는 7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신도시 내에 조성되는 총 사업비 2조1000억원 규모의 ‘에콘힐(파워센터)’ 사업이 금융권으로부터 4400억원의 PF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대형 PF 사업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 및 금융위기로 인한 유동성 악화로 좌초 위기에 몰려 있는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결과다. 특히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부채 비율 증가를 우려하는 건설사들이 지급 보증을 꺼려하는 상황에서 이번 PF 성공은 예외적이란 평가다.

에콘힐 사업도 PF에 성공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역시 건설 투자자들의 지급 보증 문제를 협의하는 것이 고비였다.

총 11개사가 참여하고 있는 에콘힐 사업이 PF를 받기 위해서는 건설사들의 지급 보증이 필수였다. 하지만 자금 조달을 주선한 산업은행은 신용도가 낮은 5개 건설사의 지급 보증 자체를 거부했다. 나머지 6개 건설사가 모든 지급보증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주요한 건설 투자자 중 하나인 LIG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나머지 건설사의 지급 보증 부담은 더욱 커졌으며, 협상은 1년 가까이 지연됐다.

하지만 에콘힐 계획은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투자자의 생각을 바꿨다. 우선 토지 공급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에콘힐 대상 토지는 감정가의 103%에 공급됐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알파돔 사업 180%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게 공급된 것이다.

LIG건설도 총 6%에 이르는 출자 지분만 유지하고 시공권은 포기하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참여 건설사들의 지급 보증 문제 및 시공지분 조정 등이 해결됐다.

경기도시공사 이한준 사장은 "(에콘힐 사업) 참여사 모두가 지난 1년 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사업합의안을 도출했다"며 "이 같은 노력으로 대형 PF 사업이 줄줄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PF를 성공 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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