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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4명 자살' KAIST '징벌적 수업료' 조정…8학기 이내 졸업하면 대상에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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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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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4명 자살' KAIST '징벌적 수업료' 조정…8학기 이내 졸업하면 대상에서 제외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2011년 들어서 4명의 학생이 잇따라 자살하며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징벌적 수업료'가 크게 조정된다.

서남표 KAIST 총장과 보직교수들은 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일정성적 미만 학생들에 대해 부과하던 차등적 수업료를 8학기 이내에는 면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8학기 이내에 학부과정을 졸업 못하는 연차 초과자들은 현행대로 한학기당 150여만원의 기성회비 및 최고 600여만원의 수업료를 내야 한다. 조정안은 학내 구성원의 동의와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 후 확정된다.

이균민 KAIST 교무처장은 "입학사정관제가 도입 이후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어, 성적만을 근거로 수업료를 부과하는 것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판단 아래 조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한 서 총장은 "본인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미래의 지도자,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기 위한 개혁이었다. 그런데 학생이 4명이나 안타까운 일을 당해 총장으로서 낯을 들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비롯한 KAIST 구성원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있으며,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애통함을 느낀다"며 "총장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 일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KAIST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수업료를 내지 않는다. 그렇지만 2007학년도 신입생부터는 학점 4.3 만점에 3.0 미만을 받은 학생은 학점에 따라 최저 6만원에서 최고 600여 만원의 수업료를 내야했다.

결국 작년에는 KAIST 전체 학생 7805명 중 1006명(12.9%)이 1인당 평균 254만원의 수업료를 지불했다. 더불어 수업료를 지불한 재학생의 비율은 2008년 4.9%, 2009년 8.0% 등 해마다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학부생들이 계속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징벌적 수업료 부과제도 등 서 총장이 도입한 경쟁체제가 화두에 올랐다.

한 학생은 대자보를 통해 "학점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는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라며 "숫자 몇개가 사람 평가에 있어 유일하고 절대적인 잣대가 됐고 우리는 선택하기보다 학점 잘주는 강의를 찾고 있다"고 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경쟁을 하려고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만큼 학생들을 경쟁시킬 생각 대신 학생들에게 얼마나 더 가르칠 수 있을지를 연구해야 한다"라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열정이 가장 중요한데 열정을 깎아내리며 경쟁만 유도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또한 학생들은 "벌써 이런 일이 올해 들어 네 번째 발생하다니 마음이 아프다", "더 이상 이와 같은 슬픈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부디 지금 이 세상보다 나았으면 좋겠다" 등의 글을 올렸다.

한편 KAIST는, 담임교수와 지도선배가 멘토로 신입생의 전반적인 대학생활을 관리하고 조언하는 프로그램을 2∼3학년으로까지 확대하고 신입생들이 수강해야 하는 5개의 기초필수 과목을 줄이는 한편 영어강의를 위해 조교들이 별도의 시간에 지도하도록 하고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서로 다른 틀로 평가하는 등의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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