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환 전문가들은 올해 말 원·달러 환율이 1050원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 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 이후 상승하던 원·달러 환율은 17일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다.
특히 이달 들어 1087원까지 하락(4일 기준)하면서 2008년 9월 8일 이후 2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화값 상승은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경제성장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7일 발표된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단적인 예다. 매출은 올랐는데 영업이익은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이하 잠정치)은 37조원.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2% 줄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환율효과(원화 강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 부장은 “연말까지 원화 강세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며칠 전 삼성전자의 예만 봐도 환율하락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그 어느때보다 외환시장에 섣불리 개입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심리적 마지노선이자 정부 개입 기준선인 1100원이 깨졌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 압력을 저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 환율하락을 용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상승 압력이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하락으로 수입물가 상승을 어느정도 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원화 변동성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원화 변동성이 커지면 수출을 하는 업체들은 환헤지에 따른 비용이 증가한다. 반면 변동성이 작아지면 환헤지 비용이 감소해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
김 부장은 “원화 변동성이 작으면 어느 정도 환율 레벨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역계약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며 “반대로 변동성이 커져 예측이 불가능해 지면 입찰금액을 정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원화값 상승->수출 악화)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 유가상승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은혜 SC제일은행 애널리스트는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는 줄어든 대신 유가가 관건”이라며 “만약 유가가 지금처럼 계속 상승하게 되면 수입이 늘고 결국 무역수지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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